행복한 삶을 위한 인문학

저   자
강수돌
출판사
이상북스
가   격
18000
출판일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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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 책 소개

 

두려움과 불안의 시대, 희망은 어떻게 오는가!

 

“지금, 행복한가요?”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 질문에 자신 있게 긍정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이는 아이대로, 청년은 청년대로, 노인은 노인대로 저마다 삶이 버겁다. 게다가 도무지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때에 이 책은 과감하게 ‘행복’이란 화두를 끄집어낸다.

 

저자가 최근 1, 2년 사이 전국 곳곳에서 행한 인문학 강의를 녹취해 풀어 정리한 이 책은 우리가 처한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하면서도 맑은 시선으로 희망을 이야기한다. 먼저 저자는 우리 모두 잘 살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하나도 행복하지 않은지 이 사회의 구조와 질서를 낱낱이 파헤쳐 살펴보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제안한다.

 

저자는 우리가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 위해 ‘공동체’로 돌아가야 한다고, 적어도 공동체 정신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생의 묘미는 과거를 제대로 기억하고, 미래를 진지하게 조망하면서도, 현재를 재미있고도 의미 있게” 사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함께 손잡고 걷는다면 ‘절망의 시대’에서 희망의 빛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 저자 강수돌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독일 브레멘대에서 박사 학위(노사관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이다. ‘돈의 경영’이 아닌 ‘삶의 경영’을 가르치고 실천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그는 ‘나의 작은 실천’이 참 행복의 길을 열고 사회도 바꾼다는 믿음에서 2005년 5월부터 2010년 6월까지 5년간 시골 마을의 이장을 지낸 바 있고, 현재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이다. 학교 근처 서당골에 귀틀집을 짓고. 가족과 텃밭을 일구며 세 명의 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키웠고 자연이 주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 사는 그는, 돈벌이가 아닌 살림살이의 관점에서 사회와 삶을 바라보고 ‘아래로부터의 시각’으로 이웃과 역사를 바라볼 때 희망이 열리고 더불어 행복한 세상도 올 것이라 믿는다.

 

강수돌 박사는 주로 노동자의 삶의 질과 생활을 규정짓는 생태의 문제와 함께 노동의 조건들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세계화 담론에 대한 문제제기로서 외국인 노동자 -그가 주장하는 이주 노동자 -에 대한 연구 활동도 활발히 진행했다. 그의 이론은 기존의 전통적인 노사관계론 시각을 벗어나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경제 수치에 의존해 왔던 노동자의 삶을 적극성과 자기 조직화라는 근거로 새롭게 재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다른 시각이다. 노동 과정에서의 노동자의 역할이나 민중 정치의 새로운 방향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강수돌 박사의 연구 흔적을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저서로『팔꿈치 사회』『작은 경제학자를 위한 자본주의 교과서』『노동을 보는 눈』『이장이 된 교수, 전원일기를 쓰다』『내가 만일 대통령이라면』『나부터 마을혁명』『살림의 경제학』『자본을 넘어, 노동을 넘어』『지구를 구하는 경제책』『나부터 교육혁명』 등이 있다.

 

■ 차례

차례
들어가는 글

 

제1강: 인생 내비게이션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
제2강: ‘살림’의 경제철학 불안과 두려움을 넘어
제3강: 육아의 법칙 행복한 교육이 행복한 사회의 기초
제4강: 다함께 교육 혁명 자율성과 연대성을 기르는 교육
제5강: 노동의 현실과 대안 생존의 두려움을 넘어 노동의 희망으로
제6강: 일중독 벗어나기 살고 싶은 삶과 실제 삶의 사이
제7강: 귀농의 철학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제8강: 에너지 문제 화석 에너지를 넘어 자연 에너지로
제9강: 협동조합의 원리 인간성과 효율성의 조화
제10강: 개인과 공동체 소통과 연대: 같이 또 따로, 따로 또 같이
제11강: 독서하는 삶 나를 찾고 나를 넘는 여행
제12강: 인간관계의 기쁨 더불어 소통하는 관계
제13강: 나의 삶, 나의 교육 오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도서요약

행복한 삶을 위한 인문학


인생 내비게이션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

우리 모두는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을 멋지게 살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류 인생을 살아 보자고 화두를 던집니다. 일류 인생을 살기 위해선 어떻게 살아야 될까요? 저는 세 가지를 강조합니다. 첫째 꿈입니다. 내 꿈을 찾아야 됩니다. 잘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 의미 있는 것 중에서 찾으면 됩니다.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고 하루하루를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살다 보면 자기만의 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물론 꿈을 정할 때는 나 혼자만 잘살기 위한 꿈보다는 사회에 보탬이 되는 꿈을 꾸어야죠.


두 번째 키워드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겁니다. 꿈은 있는데 잠만 자면서 정말 꿈만 꾼다면 꿈으로 끝납니다. 자기의 꿈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실력을 키우기 위해 일류대 진학을 목표로 할 수도 있지만 꼭 일류 대학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우리 머릿속에 일류 대학은 이미 SKY로 정해져 있지요.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들을 쭉 살펴보면 일류 스승들은 전국에 흩어져 있습니다. 다행이 선생님들은 전국 평준화되어 있습니다. 어쨌든 실력을 키우는 과정은 필요한데, 그것을 꼭 일류 대학 진학에 국한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일류 대학에 가도 좋은 선생님 있고 나쁜 선생님 있고, 일류 대학 아니어도 얼마든지 좋은 선생님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실력을 키울 필요는 있습니다.


세 번째 키워드는 꿈에 맞게 실력을 키운 다음 사회 헌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 혼자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보다는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진 실력을 이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도록 써볼까 고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5년 동안 마을 이장을 했는데, 지금까지 배우고 나름대로 세상을 알아온 지식이나 기술, 경험을 주민들과 함께 마을을 지키는 데 써보자는 생각이었지요. 그런 마음으로 임했기 때문에 5년 동안 힘들어도 봉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 5년간의 이장 생활에 대한 것은 『나부터 마을 혁명』(산지니, 2010)이라는 책으로 엮어 나왔지요. 이장을 한다고 무슨 떡고물이 크게 나온 것도 아니에요. 이장에게 주어지는 한 달 20만 원의 수고비 같은 게 있는데, 그것 노리고 이장 했던 게 아니라는 거죠. 실은 주민들 경조사비나 식사비로 더 많이 나갔지요.


여기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꿈을 꾸고 실력을 쌓고 사회 헌신을 하는 인생을 어떤 생각과 철학으로 꾸려가야 멋진 인생이 될까 하는 고민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우리가 어려서부터 공부하고 어른이 되어 열심히 일하는 이유도 잘 따져서 어떤 삶이 좋은 삶인지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열심히 사는 이유가 뭘까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입니다. 키워드는 행복인데, 행복과 경제적 풍요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어떻게 살아야 좀더 해복해질 수 있을까, 나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현실을 어떻게 고쳐야 제대로 갈까, 이런 고민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인생 내비게이션이 분명해지거든요.


행복의 조건

우리가 잘 산다라고 할 때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나요? 돈이 떠오르는 것은 부정할 순 없어요. 그러나 돈만 있으면 잘 살아질까요? 뭘 보면 아닌 걸 알까요? 드라마를 보면 또 뉴스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특히 TV 드라마를 보면 어때요? 주인공이 다 잘생겼죠? 부자죠? 부모님 빵빵하죠? 집 멋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지 않은 경우가 많죠? 돈 많고 집 좋아도 불행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수많은 작가들이 엄청 노력하고 있어요. 핵심은 뭘까요? 사람이 사람을 존중하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행복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그 엄청난 돈과 시간을 들이는 것 아닐까요?


그렇다고 돈이 전혀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당장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도 차비와 용돈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돈이 몇백 억 몇십 억이 필요할까요?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 데 당연히 돈이 필요하지만, 행복하게 살려면 적당한 돈 외에 다른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잘 산다는 것을 달리 말하자면 갑부로 사는 게 아니라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행복한 삶에 필요한 것이 돈 외에 또 뭐가 있을까요? 사랑과 건강, 그래요. 아무리 돈이 많아도 평생 앓다가 죽는다면, 그런 삶은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겁니다. 또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해야지요. 나름 삶의 목표도 있어야 합니다. 또 친구는 어때요? 좋은 친구, 슬픔과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넓은 의미에서는 가족과 베우자, 연인도 친구에 포함 시킬 수 있겠네요. 또 일을 통해 보람이나 가치를 느끼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학자의 길을 택한 건 약 30년 전입니다. 1984년 대학 4학년 때입니다. 대학을 1년 늦게 들어갔어요. 당시엔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재수가 좋았어요. 왜냐, 재수 생활을 하던 그 1년간이 제 삶의 숙성 과정이자 제대로 철이 드는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저는 재수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전에는 실패를 몰랐어요. 언제나 시험도 잘보고 승승장구했는데 대학 입시에 낙방하니 처음엔 절망감이 컸지요.


그런데 긴 인생을 보았을 때 인생에는 실패와 실수가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늘 성공하는 게 아니라 실패할 수도 있다. 실패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의 계기가 되는구나, 또 누군가 성공하면 누구는 탈락의 쓴맛을 보는구나, 경쟁이란 게 이토록 무서운 것이구나, 이런 것들을 체득했습니다. 그런 걸 비교적 일찍 깨달은 거죠. 그 과정이 마치 장독에서 된장 익듯 숙성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행복한 삶에는 이 모든 요소들이 다 필요합니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노인과 관광객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부자 나라에서 온 젊은 관광객이 가난한 나라의 시골 어촌에 여행을 갔어요. 경치도 좋고 평화로워요, 해변을 쭉 둘러보는데 어느 어부 노인이 자고 있는 모습이 보였지요. 허름한 옷을 입고 있지만 백사장 한 곁에서 너무나 평화롭게 낮잠을 자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살짝 사진을 찍는데 노인이 깨어났습니다. 청년이 말을 겁니다.


"아이고, 어르신 죄송합니다. 주무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서 사진 몇 장 찍었습니다. 그런데 어르신, 고기는 언제 잡으세요?"

노인이 부스스 일어나며 말해요. "새벽에 벌써 잡아 왔구먼."

"아, 그러면 또 한 번 나가실 수 있겠네요."

"또 잡아서 뭐하게?"

"당연히 돈을 많이 벌죠"

"그래서?"

"그러면 저 낡아 빠진 배도 새 걸로 바꿀 수 있잖아요."

"새 걸로 바꿔서 뭐하게?"

"그럼 훨씬 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냉장 공장도 짓고 떼돈을 벌 수 있잖아요."

"떼돈 벌어 뭐하게?"

"그럼 저 언덕위에 별장을 짓고 편안히 살 수 있잖아요."

이 말에 노인이 대답했죠. "글쎄, 난 그렇게 안 해도 옛날부터 이렇게 편안히 잘살고 있다네."


정말 멋지죠? 이게 원래 독일의 노벨상 수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작품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이 듭니까? 그렇습니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무조건 그 노인처럼 살아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고 탐욕과 욕심을 버리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우리가 인간답게 사는 데 필요한 돈은 그렇게 많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해, 하루에 1억 원이 필요할까요? 아닙니다.


구체적인 실천

그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행복해질까요? 먼저 저는 우리의 잃어버린 공동체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어르신들은 농어촌에서 공동체로 살아오셨거든요. 우리도 두레, 품앗이, 계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습니다. 두레는 일정한 팀을 이뤄 같이 일을 하는 겁니다. 오늘은 이집 일, 내일은 저집 일, 이렇게 청장년들이 모여서 같이 일을 하는 거죠. 힘들어도 같이 하면 재미있습니다. 일하다 새참도 같이 먹고 낮잠도 좀 자고, 농악놀이도 하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일이 끝나면 막걸리도 한잔 하고요. 품앗이는 일대일이죠. 어제는 네가 날 도와줬으니 오늘은 내가 널 도와준다는 개념입니다.


오늘날 개념으로 품앗이를 하며 그것을 지역화폐, 녹색화폐, 마을화폐, 대안화폐 등의 용어로 부릅니다. 대전에서는 한밭레츠라는 것이 있고, 과천에 가면 과천품앗이라는 지역화폐 개념이 있습니다. 시민들이 각자 가진 재주를 서로 나누는 거예요. 아무 재주가 없는 사람도 시간은 있잖아요. 남의 아이를 돌봐주거나 청소 정도는 할 수 있지요. 근데 또 내가 그만큼 도와주면 나도 그만큼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집수리라든지 페인트칠이라든지, 그림을 배운다든지, 이런 걸 돈 없이도 해결하는 거죠, 도움의 내용을 맞교환하니까요. 우리가 상부상조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화폐 없이도 상당히 많은 문제가 해결됩니다. 현대판 품앗이가 오늘날에도 존재합니다.


이런 공동체가 많이 구축되고 서로 인정어린 마을, 우애로운 친구 관계가 싹트면 이게 곧 복지 시스템이 된다고 봅니다. 국가가 해주는 복지도 일정 정도 필요하지만, 그런데 잘 생각해 보세요. 아이들이 아프면 이웃집 어른이 약초를 캐와서 "이거 삶아 먹이면 배가 나을 거예요"라고 도와주던 것이 오늘날로 말하면 의료보험제도입니다. 옛날 어른들이 읍내 장보러 갈 적에 이웃집 사람에게, "우리 집 좀 봐줘요" 라고 했던 것이 오늘날 보안 시스템이에요. 그 다음, 동네 아이들이 지나가면 동네 어르신들이 인사 잘해야지. 인사는 이렇게 하는 거란다. 또, 말은 이렇게 하는 거야라며 코치해 주는 게 오늘날로 보면 공교육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마을 복지가 잘될수록 돈이 적게 들고 주민들 사이에 인정도 많아지고 살기가 좋아진다는 말입니다.


공정무역 초콜릿이나 공정무역 커피는 조금 비쌉니다. 그걸 만드는 현지 생산자들에게 조금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몇 해 전에 라오스에 다녀온 일이 있습니다. 일종의 공정여행 이었어요. 일반 여행사보다 여행병비를 조금 더 지불했습니다. 대신 강제 쇼핑이 없었습니다. 둘째, 현지 숙소를 이용합니다. 그래서 부자 나라에서 투자한 숙소가 아닌 현지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에 묵습니다. 고스란히 현지인들에게 수입이 돌아가겠지요.


그 다음 현지 주민들과 교류가 가능합니다. 현지에서 전통적으로 옷감을 짜는 모습도 보고, 그걸로 천연염색도 해보고요. 체험학습을 하는 거죠. 심지어 탁발하는 스님들께 공양하는 것까지 우리가 체험해 볼 수 있었어요. 결국 공정여행으로 현지인의 수입에도 보탬을 주고 색다른 문화를 직접 몸으로 느껴보는 겁니다. 서로 좋지요. 서로 기분이 좋으니 공정여행을 갖다 오고 나면 돈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최근에 강조하는 착한 소비, 착한 세계화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한꺼번에 바꿀 순 없으니 지역화폐, 품앗이, 상부상조, 공정무역, 공정여행과 같은 대안적인 경제활동을 많이 만들어나가다 보면 뭔가 새로운 변화들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특히 국제무역이 모두 자유무역으로 변하고 있는데, 실은 잘 따져봐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이 최근 15개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미국, 칠레, 유럽, 중국 등등. 최근엔 베트남까지 포함되었습니다. 그런데 자유무역을 하면 누가 이득을 볼까요? 솔직히 말하면, 양쪽 나라의 대기업들과 금융자본이 이득을 봅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회사, 휴대폰이나 컴퓨터 회사가 돈을 벌지요. 두 나라 다 손해를 보거나 힘들어지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일차로 농민들입니다. 부자 나라는 기계화를 한 대농들과 비행기로 농약을 치는 농업 회사들만 돈을 벌지요. 다음으로는 중소 영세기업들이 힘들어집니다. 수출 화사에 하청으로 들어가 먹고는 살지만 갈수록 피를 말리지요. 생산단가를 낮춰야 하니까요. 그 다음에 노동자들도 힘들어요. 그것도 작은 회사 노동자나 비정규직일수록 힘듭니다. 여성들과 이주 노동자들이 가장 힘든 축에 속해요.


한편 우리가 자유무역을 한답시고 농업을 경시하면 식량 자급률이 떨어집니다. 맨날 해외에서 사먹다 보면 가격은 결국 어떻게 될까요? 올라가죠. 돈을 더 주게 되는데 그렇다면 안전한 식품이 들어올까요? 유전자 조작식품(GMO)이나 농약, 방부제 섞인 식품이 많이 들어옵니다. 좋을 리가 없어요. 그 다음 더 중요한 것이 식량안보입니다. 중국이나 미국이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식량을 안 판다고 하면 우리는 손에 돈을 들고 굶어야 될지도 모릅니다. 대통령과 장관들, 위정자들은 이걸 알아야 해요.


마지막으로 우리 농촌을 생각해 봅시다. 방학이나 휴가 때 자연 풍광 좋은 들이나 바다로 가고 싶습니까, 아니면 서울의 63빌딩 안으로 가고 싶습니까? 당연히 자연입니다. 들과 산, 바다에 잠자리가 날아다니고, 황금 들판, 개구리 울음소리, 풀벌레 소리. 이 모두가 우리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치유 능력이 있어요. 그래서 농어촌이 망가지는 것은 이 모든 측면에서 아주 큰 문제입니다. 자유무역을 할수록 농어촌이 망가집니다. 이렇게 되면 안 된다는 겁니다. 먼저 농업과 공업과 서비스업이 균형을 잡아야 되고, 그 다음 돈이 된다는 이유로 무조건 육성하는 게 아니라, 인간 공동체나 자연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지, 경영을 올바로 하는지 등을 점검하면서 영역별로 균형을 잡아 나가야 합니다.


자유무역에 대한 사례 중대표적인 것이 남미의 쿠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가 민중무역협정을 맺는 것입니다. 자유무역협정은 FTA인데 민중무역협정은 PTA라고 합니다. 뭐가 다를까요? 어떻게 하면 다른 나라로부터 이득을 취할 것인가가 자유무역의 목표라면 민중무역의 목표는 어떻게 하면 내 이웃나라, 형제자매 나라에게 도움을 줄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쿠바는 의료가 발달해서 의대생도 많고 의사도 많으니 자원봉사로 이웃나라의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 주거나, 그쪽 학생들을 장학생으로 불러 저렴하게 공부를 시켜 자기 나라에 가서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 주도록 합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가 많이 납니다. 그래서 이웃나라에 값싸게 석유를 주고, 볼리비아는 콩이나 탄화수소 같은 자원이 많아서 이를 또 값싸게 주며 서로 형제자매처럼 돕고 삽니다.


간디 선생은 "주변이 어둡다고 투덜대지 말고 네가 먼저 촛불을 켜라"고 했습니다. 내가 먼저 촛불을 켜자. 나부터 실천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간디 선생은 또 인도의 장래를 위해 70만개의 마을 공화국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어마어마한 권력을 가진 한 명의 대통령이 나와서 나라를 잘 다스리는 것보다 작은 마을들이 제각기 자립적, 자치적,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마을공화국 주민들도 책임감을 갖고 참여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지요.


학교도 그래요. 가장 좋은 학교는 교장, 교감 선생님은 상징적으로만 있고, 일반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학급에서 반장이나 부반장, 학생들이 자치적으로 서로 소통하고 민주적으로 잘 돌아가면, 선생님이나 교장, 교감선생님의 입김이 많이 안 들어갑니다. 그런 학급이 좋은 학급이고, 행복한 학교입니다.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다음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는 현실이 저는 무척 고통스럽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은 정규직 기준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해서 일자리를 나누는 방법, 그리고 농어촌으로, 땅의 경제로 돌아가는 것, 이것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오늘날 경제는 땅으로부터 너무 벗어난 경제가 되어 실업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땅은 어머니 같은 존재기 때문에 인간을 다 받아줍니다. 그리고 땅의 논리를 무시하면서 기술이 너무 심하게 발전하다 보니 사람이 거의 필요 없는 공장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이게 기술발전의 역설입니다. 좀 잘 살아보려고 기술을 발전시켰는데, 너무 많이 발전해서 사람을 밀어내는 거죠. 휴대폰도 너무 발전하다 보니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많지 않습니까? 역설적입니다.


여기에 우리가 지혜롭게 대처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어떻게 해야 더불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런 것을 끊임없이 토론하고 실험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절약이 경제, 나눔의 경제

경제라는 말은 영어로 이코노미라고 하는데, 이코노미컬 하면 무슨 뜻일까요? 절약이 되는입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경제생활에는 절약이 기본이라고 봅니다. 절약의 경제라고 할까요? 물 한 방울, 종이 한 장도 아껴 써야 합니다. 그렇다고 인색해지면 안 되죠. 친구가 필요하다면 줄 수도 있어야죠. 또 공중 화장실이나 공공건물에 가서도 내 것 아니라고 함부로 쓰는 게 아니라 늘 아껴야 해요. 이게 올바른 절약입니다.


다음으로 나눔의 경제가 필요합니다. 아나바다 장터 아시죠?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거죠. 요즘은 공유 경제라는 것도 있지요. 친구들끼리 자동차도 나눠 쓰고, 취업 인터뷰할 때 양복 같은 옷도 빌려 입습니다. 또 낯선 사람끼리 큰 집을 나눠 쓰기도 합니다. 특히 요즘 같은 실업 시대에는 일자리를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정규직만 늘리는 게 아니라 정규직 일자리의 노동 시간을 단축해서 한 사람 일자리를 두 세 사람 정규직으로 늘리는 거죠. 물론 다른 변화들도 필요하지만 기본 개념은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실천을 하더라도 어떤 개념으로 실천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을 끝으로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어떤 꿈을 꾸는가에 따라서 우리 인생의 집이 달라지고, 결국 우리 사회 전체의 집이 달라진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인생의 디자인을 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생 내비게이션도 같은 취지입니다.


우리가 각자 인생의 집, 그리고 우리 사회라는 전체의 집도 우리가 어떤 개념으로 접근하는가에 따라 얼마든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선은 내 마음속에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가 중요하단 말이지요. 그 다음에 사회적인 그림도 잘 그려내야 합니다. 한 아이가 태어나 청년이 되고 노인이 될 때까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사회 구조가 어떻게 되어야 할까, 하는 고민이 담긴 디자인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야 우리 모두가 인간답게 잘 살 수 있거든요.


우리 모두 각자 멋진 인생의 그림도 그리고, 또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의 밑그림도 열심히 같이 그리며 나부터 할 수 있는 실천을 하나씩 해 나가 봅시다. 그게 진짜 잘사는 길입니다. 오늘부터 자동차 내비게이션만 켜지 말고, 인생 내비게이션을 제대로 켜고 살아나가자고 제안합니다.



독서하는 삶

나를 찾고 나를 넘는 여행

독서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첫째는 자아를 찾는 과정이고, 두 번째는 자아를 넘어가는 과정입니다. 자아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갇히지 않고 넘어가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 두 가지는 서로 구분이 어렵지요.


나를 찾고 나를 넘어가는 일에서 키워드는 자존감인 것 같아요. 누구나 이 세상에 존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 곧 자존감입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누구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집에 보석 같은 존재가 태어났다고요. 그런데 아이가 좀 크면서 보석이 아니라 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잖습니까? 특히 학교에 가고 시험을 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렇게 됩니다. 소중한 존재들을 1류, 2류, 3류, 4류, 5류 등으로 나누어버리니, 바로 이것이 우리 삶을 비뚤어지게 하는 원흉입니다.


그래서 원래 남녀노소 모든 존재가 다 보석 같은 존재다. 이걸 재발견하는 것이 나를 찾는다는 것입니다. 역시 핵심 단어는 자존감인데, 사실 이것은 갓난아이가 처음부터 느끼진 못합니다. 우선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부모가 아이를 아무 조건 없는 사랑으로 대할 때, 다시 말해 네가 우리 가정에 태어난 게 정말 고마워, 사랑스러워, 이런 마음으로 대할 때 비로소 아이 내면에 자존감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처음엔 부모와의 따뜻한 관계 속에서 자존감을 형성하고, 나중엔 서서히 독립적인 존재가 되지요.


그런데 모두가 각자 나를 찾는 건 좋은데, 그렇게 찾은 나에게 강박적으로 집착을 하면 또 안 됩니다. 이것이 더 중요해요. 내가 나를 넘어야 비로소 멋진 사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있지만 내가 다는 아닌 거죠. 바로 이게 삶의 진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다가 아니란 걸 인지하는 상태가 곧 에고를 넘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나는 더불어 사는 존재의 일부이고, 내가 소중한 만큼 옆의 친구도 소중하다, 모든 사람이 다 소중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나를 넘어 사회적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입니다.


부모와 아이 사이

『부모와 아이 사이』는 우리에게 자녀와 대화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매우 감동적인 책입니다. 우리는 공부만 하느라 대체로 어른이 되는 법, 부모가 되는 법을 잘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삶에서 이것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전통적으로 우리는 부모와 아이 사이에 권위와 복종의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부모님 말씀에 잘 복종해야 착한 아이라고 했지요. 대화도 일방적이고, 어른이 아이에게 재판관이 됩니다. 예를 들면, 아이가 놀기에 바빠 다음 날에 중요한 스케줄이 있는 것도 모르다가 허둥대며 짐을 꾸릴 때 어른들은 대부분 뭐라고 하나요?


"야, 이 정신 나간 녀석아, 바보같이 중요한 스케줄도 잊고 노는 데 빠졌냐? 그래서 어른 돼서 어떻게 살아갈래?"


이런 식입니다. 그러지 말고 이렇게 말해야 한답니다.


"얘, 친구들하고 노는 게 정말 재미있지? 스케줄 때문에 더 놀지 못해 마음이 안 좋겠구나!"


물론 저도 잘 안 됩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오기까지는 한 1년 가까이 연습을 해야 됩니다. 연극 연습처럼 말이에요.


또 다른 예로, 아이가 유리컵을 가지고 막 장난치고 놀면, 부모 입장에선 어떻습니까? 깰까 봐 겁나지요. 그러다 만일 아이가 유리컵을 깨면 이제 "거봐 깼잖아! 바보같이 엄마 말도 안 듣고." 하면서 화를 내거나 한 방 먹입니다. 아이는 울고불고 난리가 납니다. 이럴 때도 "아, 원래 유리잔은 잘 깨지는 거란다" 하며 조각을 잘 쓸어 담으면서 "다음엔 조심해야지"라고 말하는 겁니다. 좀 어색하지만 연극하듯이 해야 해요. 물론 처음엔 잘 안 됩니다. 그런데 쭉 하다 보면 좀 익숙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상대방 입장에서 내면의 감정을 헤아리는 것입니다. 성급하게 벌을 가하거나 답을 주기보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내고 공감해 주는 게 아주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주는 책이지요.


삶의 의미를 찾아서

『삶의 의미를 찾아서』,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쓴 빅터 프랭클은 독일 나치의 강제노동수용소에 붙잡혀 갔다가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고 살아난 의사입니다.


이 분이 만든 로고 테라피는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입니다. 나치 수용소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그 순간에조차 옆 사람과 빵 한 조각을 나누어 먹고 담배 한 개비 나눠 피울 정도의 인간성을 간직한 사람은 삶의 희망과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비록 한 시간 뒤 혹은 내일 죽는다고 해도 주변 사람을 챙기며 내 삶의 의미나 가치를 발견한 사람은 아무리 심한 폭력이나 난관도 이겨낼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이와 비슷한 얘기로 일본의 시게 유키오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이 분은 60세에 퇴직 후 제주도의 주상절리와 비슷한 관광 명소인 후쿠이 현 도진보라는 자살 절벽 근처에 산다고 합니다. 세상에 절망하고 모든 끈이 다 끊어진 사람, 마지막으로 전화할 곳도 없는 그런 사람들이 그 절벽에 와서 마지막에 몸을 던지는데, 가만히 다가가 나랑 차 한 잔 하자며 말을 걸기만 해도 자기 얘기를 들어주는 이가 있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더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삶의 의미를 되찾고 다시 살아간다는 겁니다.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사람 목숨을 구하는 거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야말로 상처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치유의 근본이기도 합니다. 사실, 자살하는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 순간에 전화할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느끼는 경우, 자살한다고 합니다. 삶의 의미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이토록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청소년들이나 어른들이나 설문조사를 해보면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30~40퍼센트나 되죠. 실제로 자살률도 세계 최고를 달리고요. 잘살아보겠다고 악을 쓰며 달려왔는데 결국은 자살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건 뭔가 우리가 사는 방식이 심각하게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바른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루쉰의 말처럼요. 결국 우리가 함께 걸으며 만들어야 하는 길은 누가 뭐래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그런 길이 아닐까 합니다.


끝으로, 우리가 이 책을 통해 배운 내용을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지행합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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