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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매년 2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1,000회가 넘는 강연으로 20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책의 가치와 독서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해 온 저자는 앞으로 세상은 신분, 권력, 돈에 의한 ‘계급 사회’가 아니라, 독서 습관이 있는 사람과 독서 습관이 없는 사람으로 양분되는 ‘계층 사회’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만큼 독서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독서는 두 가지 힘을 길러주는 좋은 수단이다. 저자가 말하는 두 가지 힘은 집중력과 균형 감각이다.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집중력이 높다. 직장인들이 집중력을 단련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독서다. 또 한 가지, 균형 감각이란 자신과 사물, 자신과 가족, 자신과 타인 등 세상 전체와 자신이 얼마나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할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 독서를 하면 다양한 가치와 사람들의 생각을 접하면서 내적 세계관을 넓힐 수 있다.
책을 읽으면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작가의 뇌와 자신의 뇌를 연결하는 독서법에 대해 알려주고, 책을 전혀 읽지 않았던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실제로 책을 읽지 않았을 때와 읽기 시작한 후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시대에 필요한 힘을 어떻게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지, 책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독서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 저자 후지하라 가즈히로
교육혁신가. 세상에 넘쳐나는 정답주의·전례주의·안일주의를 부수고 정체된 교육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노력하는 교육자이자 저술가다. 직접 고안한 ‘세상 수업’을 통해 사회에서 필요한 ‘진짜 공부’를 가르치면서 일본 전역에 교육 개혁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도쿄 첫 민간인 출신 교장으로 부임해 폐교 위기의 와다중학교를 5년 동안 일본 최고의 학교로 바꿔놓았다.
도쿄대학교를 졸업한 뒤 리쿠르트에서 도쿄 영업총괄 부장, 신규 사업 부장, 펠로우(fellow,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 VIP급 특별 사원) 등을 역임하며 25년 동안 승승장구하다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교육을 만들기 위해 교육 개혁의 선봉에 섰다. 지은 책으로 『마흔, 버려야 할 것과 붙잡아야 할 것들』『인생의 마지막 교과서』『우리 학교가 달라졌어요』『사람의 마음을 여는 열쇠』『인생의 흐름을 바꾼다』 등 다수가 있다.
■ 역자 고정아
도쿄외국어대학에서 일본어학을 전공했다. 유학 등 7년 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후 기업 대상의 일본어 통/번역을 시작으로 출판번역에서도 손을 대면서 전문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다. 현재도 다양한 분야의 일본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굿바이 리스트』『달려라』 『빛과 그림자의 추억』『하늘높이, 깁슨 플라잉 V』『르포 빈곤대국 아메리카』『도요타 최강경영』『결정하는 힘』『정원 꽃 자수』 등이 있다.
■ 차례
서장 -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다
취미의 독서에서 인생을 열어 나가기 위한 독서로
어떻게 개개인 각자의 행복론을 구축할 것인가
책을 읽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양분되는 계층 사회
제1장. 책을 읽으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상위 10퍼센트의 인재가 될 수 있다
책을 읽느냐 안 읽느냐에 따라 수입이 달라진다
살아가는 동안 접해야 할 네 가지 분야
독서를 통해 상상하는 힘이 길러진다
독서를 통해 익히는 인생에서 중요한 두 가지 힘
독서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배운다
독서를 하면 인생의 단계가 올라간다
의식이 높아질수록 강해지는 끌어당기는 힘
제2장. 독서는 작가의 뇌와 자신의 뇌를 연결하는 일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답을 찾아내는 레고형 사고
한 권의 책에는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타인의 뇌 조각을 연결하면 뇌는 무한대로 확장된다
뇌의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독서법
독서는 관점을 늘리고 자기편까지 늘린다
독서를 통해 저자의 뇌를 연결하여 미래를 예측한다
칼럼_도구로써의 독서 1 책을 읽어 주면 부모와 자식 간의 유대 관계가 깊어진다
제3장. 독서는 내 인생에 이렇게 도움이 되었다
명작이 책 읽기 싫어하는 사람을 만들어 낸다?
대학 시절 동경하던 선배의 책꽂이에서 발견한 인생을 바꾼 책
“순수문학, 읽어요?”
병을 얻으면서 책과 마주하게 된 시간
자신만의 의견을 만들어 내기 위한 독서
대화에 끼려면 무조건 책을 읽는 수밖에 없다
독서가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나타난 인생의 조감도
양이 질로 바뀐다, 300권 돌파
칼럼_도구로써의 독서 2 상대방과의 거리를 좁히는 독서법
제4장. 정답이 없는 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한 독서
앞으로의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정보 편집력
정보 편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
핵심은 정보 편집력으로의 전환
타인과 소통하는 힘을 기르는 독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독서
시뮬레이션하는 힘을 기르는 독서
롤플레잉하는 힘을 기르는 독서
프레젠테이션하는 힘을 기르는 독서
본질을 통찰하는 복안 사고를 기르는 독서
먼저 도덕 속에 갇힌 독서에서 벗어나자
어린 시절의 놀이가 정보 편집력을 기르는 열쇠다
어른이 정보 편집력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칼럼_도구로써의 독서 3 책은 고독을 견디면서 읽는 모바일 단말기
제5장. 책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독서 습관이 몸에 배는 방법
후지하라 스타일의 독서 방법과 책 선택 방법
베스트셀러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좋은 책을 만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을까
책은 얼굴이 보여야 비로소 손에 쥐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습관화될 때까지는 일종의 강제도 필요하다
책은 읽는 것으로 끝내지 말자
부록) 후지하라 가즈히로가 추천하는 필독서 40권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
책을 읽으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상위 10퍼센트의 인재가 될 수 있다
나는 『후지하라 가즈히로의 반드시 먹히는 1퍼센트의 사람이 되는 방법』이라는 책을 통해 돈 잘 버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100명 중 한 명에 속하는 사람이 되라고 강조한 바 있다. 먼저 첫 단계로 파친코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물론 시간이 여유로운 학창 시절에 기분 전환 삼아 파친코 게임에 손을 댔던 정도라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 하지만 사회인이 되고 나서도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면 도박 중독이거나 그 예비군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금전적으로는 물론이고, 소통 능력 등의 지적 수준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파친코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시간 관리에 대한 개념이 있느냐 없느냐를 들 수 있다. 파친코는 비생산적인 행위가 분명하다. 아무렇지 않게 비생산적인 행위에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에게 시간 관리 능력이 있을 리 만무하다.
20세기형 성장 사회에서는 시장이 알아서 스스로 커나간 덕분에 시간을 헛되이 써도 사회 전체의 이익에 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므로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21세기형 성숙 사회에서는 그런 콩고물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시간 관리를 못하는 사람은 시간당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낮기 때문에 노동시장에서 가장 먼저 도태당하고 만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파친코를 하느냐 안 하느냐는 최소한의 기준으로, 파친코를 안 하는 것만으로도 두 명 중 한 명에 속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
다음 단계로 휴대폰 게임을 하느냐 안 하느냐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도 파친코와 마찬가지로 짬이 나서 심심풀이 삼아 하는 정도라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매일같이 지하철에서든 집에서든 틈만 나면 게임을 한다면 휴대폰 게임 중독이거나 그 예비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역시 시간 관리의 문제다. 게임을 하는 동안은 거의 머리를 쓰지 않는다. 손가락의 반사 신경은 좋아질지 몰라도 그것말고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중독이거나 예비군에 속하는 사람은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방대한 시간을 헛되이 쓰고 있을 뿐 아니라 일이나 공부, 수면 등에 할애해야 할 소중한 시간을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
파친코도 안 하고 휴대폰 게임도 안 한다면 당신은 자동으로 네 명 중 한 명에 속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두 가지 단계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는 최소한의 수준이다. 그것만으로도 네명 중 한 명에 속하는 인재가 될 수 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시간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제 문제는 파친코나 휴대폰 게임에 낭비하지 않는 그 시간을 어디에 쓸 것이냐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제3단계의 조건인 독서를 하느냐 안 하느냐라는 관점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점은 21세기형 성숙 사회에서는 교양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교양은 독서를 하지 않고서는 절대 얻을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파친코와 휴대폰 게임도 안 하고 책을 읽는 것만으로 여덟 명 중 한 명에 속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여덟 명 중 한 명이라고 하면 대략 열 명 중 한 명에 해당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를 통해 교양을 익히느냐 마느냐는 상위 10퍼센트의 계층에 속할 수 있느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요인이 된다.
독서는 작가의 뇌와 자신의 뇌를 연결하는 일
한 권의 책에는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레고형 사고를 기르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는 책이 있다. 소설이든 저자의 체험을 담은 에세이든 범죄의 이면을 캔 논픽션이든 한 권의 책에는 저자가 오랜 시간 공들여서 조사하고 고심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 작업은 그야말로 저자의 뇌 안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과 다름없다.
무라카미 류의 『반도에서 나가라』를 예로 들어 살펴보자. 무라카미 류는 이 소설을 쓴 동기가 북한이라는 나라에 대한 실상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북한이 정말로 일본을 공격해 온다면 맨 처음 후쿠오카를 점령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하는 가설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거기에 북한군에 대항하는 일본인 주인공과 조연을 배치함으로써 그들이 이런 사태에 직면했을 때 어떤 행동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 고찰해 나간다.
그렇게 해서 북한의 군사력이나 일본의 중대한 맹점을 파헤쳐 보고자 했다. 10년 동안 구상한 결과 마침내 집필을 시작했다. 하지만 쓰기 시작하고 나서도 여전히 북한 측 화자인 지휘관 캐릭터를 마지막까지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고 한다. 소설에는 후쿠오카 돔에 북한 특수부대가 잠입하는 장면이 있다. 프로야구를 관전하고 있던 일본인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미처 알아차리기 전에 손 한번 써보지도 못한 채 쉽사리 제압당하고 마는 인상적인 장면이다.
쌍방의 군사력에 관한 방대한 자료와 전문가를 상대로 취재한 조사 자료에서 후쿠오카의 수비 약점을 찾아내 북한이 어떻게 공격할 것인지 상상한 것이다. 그에 대해 일본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이나 자위대는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 등 무라카미 류가 머릿속에서 무한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가 작품에 반영되어 있다. 일개 독자인 나 역시 그 부분의 묘사에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나 자신이 그 야구장에서 소프트뱅크 전을 관전하고 있었다 해도 총성 한 방에 온몸이 굳어 버렸을 모습이 쉽게 상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류는 맺음말을 통해 자신이 『탈북자』라는 책에 자극을 받아 서울에서 10여 명의 탈북자를 만나 한 사람에 세 시간 정도 그들의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태어나서 자란 집, 동네, 마을에 대한 모습, 가족과 형제, 친구에 관한 내용, 일상생활과 학교 수업이나 군대 훈련에 대해서도 무라카미 류는 꼼꼼하게 파고들어 철저하게 조사했다. 군사 작전이나 특수부대의 능력, 폭약이나 폭파 등의 내용에 대해서는 인터뷰하고 조사한 취재원을 밝힐 수 없는 협력도 있었던 모양이다.
참고 문헌은 북한 관련 책만 해도 95권에 이르고, 주민 기본 대장 네트워크 시스템/예금 봉쇄/대미 관계/지정학 관련이 21권, 국제법 관련 7권, 소년병 관련 6권, 군사/안전보장/특수부대/병기/무기 관련 26권, 화약/폭파/폭발 관련 11권, 건축 설비 관련 13권, 벌레/파충류/독화살개구리/독 관련 14권, 의학 관련 8권, 규슈 경제 관련 4권으로 총 205권의 서적이 인용되었다.
그 밖에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표현을 위해 많은 영상 자료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특수부대나 테러 대책과 관련한 영상 자료가 38건, 북한과 관련해서는 수령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네라는 음악 CD도 5개나 참고했다고 한다. 『반도에서 나가라』라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라카미 류가 그 책에 쏟아 부은 인생을 읽는 것으로도 이어진다. 특히 구상에서부터 10년간의 사색과 집필 과정, 200권을 넘는 책과 자료, 수많은 사람의 인터뷰 취재 등을 투자한 결과 만들어진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것을 엔터테인먼트 작품으로 즐길 수 있다.
물론 이 책은 소설이라는 허구의 이야기로 과장이나 연출이 더해졌을 것이다. 독자에게 즐거움과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과하게 표현된 장면도 있다. 그러나 이 장대한 사고 실험을 자신의 것으로 즐긴다면, 자신의 뇌를 자극해 사고 회로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은 작가의 뇌 조각이기 때문이다. 독자는 그 뇌 조각을 독서를 통해 자신의 뇌에 연결할 수 있다. 뇌 조각이라는 표현에 위화감이 있다면 앱이라고 바꿔 말해도 좋고, 한 세트의 회로라고 불러도 좋다. 이 작품의 경우에는 무라카미 류의 뇌를 통해 편집된 일본의 취약점이 독자의 세계관을 넓혀 준다.
독서는 내 인생에 이렇게 도움이 되었다
대학 시절 동경하던 선배의 책꽂이에서 발견한 인생을 바꾼 책
나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전혀 책을 안 읽는 아이로 성장했다. 그 때문에 대학입시 때는 현대국어를 공부하면서 상당히 고생했는데 대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책을 읽지 않았다.
내가 처음으로 책을 연달아 읽은 경험은 대학교 3학년 때다. 한 선배에게 감화되어 책을 탐독하게 되었다. 경영학과 연구 수업을 함께 듣는 선배가 있었는데, 그는 컨설턴트 회사에 취직해서 야마하라는 회사의 경영지도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대학생이라고 하면 대부분 폴로셔츠나 티셔츠에 면바지나 청바지를 입고 백팩이나 숄더백을 메고 다녔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그 선배는 핀 스트라이프의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를 멋지게 차려입고 한 손에 서류가방을 들고 위풍당당하게 강의실에 들어오곤 했다. 어쨌거나 그는 멋있었다. 나는 단순히 선배의 모습에 매료되어 그를 동경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선배가 자신이 사는 모토아자부의 원룸으로 놀러 오라는 게 아닌가. 나는 기쁜 마음으로 선배의 집을 찾아갔다. 선배는 자신의 모교에 다니는 중학생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과외를 하고 있었다. 약속 시각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더니 과외 수업이 끝나기 전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방 안을 둘러보다 세련되고 멋진 소파가 보이기에 앉아 봤다. 그런데 바로 옆에 책꽂이가 있었다. 책을 읽는 습관이 없었던 나는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에 흥미가 있었던 게 아니라, 아직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 다니는 컨설턴트처럼 멋지게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다소 경박한 관심이 일었다.
이 선배는 과연 어떤 책을 읽는 걸까?하는 호기심이 생겨났다. 가장 먼저 다양한 비즈니스 관련 도서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 책들을 한 권씩 꺼내 제목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 당시 선배에 대한 동경이 나로 하여금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이 세 권의 책이다. 『피터의 원리』,『힘, 빼앗는 사람 뺏기는 사람』『마음의 해부학』.
그 당시 비즈니스 전문 서적과의 만남은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대학의 경영학과 수업에서는 맛보지 못했던 비즈니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었다. 그야말로 눈에 번쩍 뜨이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나는 세 권의 책이 모두 어떤 내용인지 눈을 감고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탐독했다.
특히 『피터의 원리』는 나의 20대와 30대 회사원 시절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 책의 핵심을 한마디로 말하면 승진을 기뻐하다가는 점점 무능한 사람이 되어 간다는 경고다. 이 정도 했으니 승진 하겠지라는 논리만으로 위로 올라가다 보면 결국에는 무능력함이 드러난다.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창조적 무능을 연출하지 않으면 직책이 높아질수록 더불어 무능함이 드러나 자신과는 동떨어진 공허한 존재가 되고 만다. 이것이 조직과 일의 모순의 정체다.
나의 데뷔작인 『처생술』을 통해 주장했던, 조직 안에 있으면서도 자영업을 한다는 감각으로 일하는 기업 내 개인, 조직 내 개인이라는 사고방식의 근간이 되기도 했다. 그 이후 나의 직장인 인생을 규정했던 책이라고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나는 지금까지 그 책에 너무 공감했기 때문에 『피터의 원리』에 대해서는 리크루트의 객원사원이 되고 나서도 여러 곳에서 그 내용을 인용하거나 소개했다. 그 결과 당시 절판이었던 이 책을 다이아몬드사에서 다시 출간하기로 했다. 새삼 다시 읽어 보니 표현이 다소 오래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내용 자체는 여전히 지금도 유효하고 통용된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해 준 이 한 권의 책은 어서 빨리 비즈니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싶다는 나의 마음을 부추겼다. 하루라도 빨리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통했는지 명함을 쥐여 주며 정장 차림으로 일할 수 있도록 아르바이트 자리를 내준 리크루트에서 졸업 후에도 일하게 되었다.
정답이 없는 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한 독서
시뮬레이션하는 힘을 기르는 독서
세 번째는 시뮬레이션하는 힘이다. 영어로는 Simulation skills라고 표현한다. 이 힘에 해당하는 학교 교과목으로는 이과 계통의 과목들이 있다.
이과에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 실험이다. 실험은 기존의 가설이나 이론이 실제로 적용되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거나, 기존의 이론으로는 예측하기 힘든 대상에 대해서 다양한 조건으로 측정하는 것을 말한다. 시뮬레이션하는 힘도 이와 유사한데, 자신의 머릿속에 어떤 모델을 만들어 놓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확인해 나가는 능력이다. 그런데 이 시뮬레이션하는 힘을 키우려면 항상 미래를 예측해서 행동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상황에 대한 예측이 잘 맞아떨어지면 보통은 감이 좋다 내지 운이 좋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런 사람이야말로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다. 시뮬레이션이 잘되어 있을수록 예측한 내용이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만약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평소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다음은 이렇게 되겠지." "이렇게 얘기하는 걸 보니 이것도 해두는 게 좋을 거야."라는 식으로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고 판단해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행동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즉 앞을 내다보며 행동하는 것이다. 때로는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이나 사상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는 것을 게임 감각으로 즐겨 보는 것도 좋다. 그런데 여기서도 예외 없이 독서가 효과적이다. 자연과학계의 책은 다양한 이론이나 사상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재료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며, SF나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일종의 취미처럼 앞으로 벌어질 일이나 사건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예측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책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독서 습관이 몸에 배는 방법
습관화될 때까지는 일종의 강제도 필요하다
책과 관계를 맺는 방법과 관련해서는 중학교 교장 시절의 일화 말고도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다. 와다중학교에서는 내가 교장에 취임하기 전부터 아침 독서라는 독서 시간이 있었다. 정규 수업을 시작하기 전 10분간 모든 학생이 책을 읽는다는 규칙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는 자기 자신과 마주하면서 서서히 자신의 세계를 키워 나가는 시기다. 특히 자아가 싹트기 시작하는 중학생 무렵에는 반항기가 찾아온다. 부모님을 신뢰하지 않거나 어른들에 대해 비딱하게 굴거나 세상에 반발하는 등 나쁜 행동이 멋있다고 착각하는 아이도 있다. 솔직히 그때는 나도 그랬다.
나는 그런 시기를 아이로서 끝, 어른으로서의 시작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시기에 반항심이 생기는 아이의 변화는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며 중요한 성장 과정이기도 하다. 초등학생 때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꼬치꼬치 엄마에게 보고했던 아이도 점점 말수가 적어지거나 비밀을 만들기도 한다. 엄마에게 대들고 소리를 지르는 반항을 넘어 심할 경우 함부로 욕을 하기도 한다. 짜증난다거나 기분이 나쁘다며 아버지를 피하는 경우도 있다. 부모는 아이가 반항기에 접어들면 상당히 힘들다. 하지만 아이는 그런 시기를 거치면서 자아를 형성해 간다.
초등학생 때는 책을 좋아하고 잘 읽던 아이가 이 시기가 되면서 갑자기 책 읽기가 싫다고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특히 어른이 권하는 책, 과제 도서나 명작이라 불리는 것에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또한 각종 교내외 활동을 하거나 학원에 가고 친구들과 놀기 바빠서 책 읽는 시간이 없어지는 것도 이 무렵이다. 휴대폰으로 이뤄지는 SNS와 컴퓨터 게임 등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것도 책 읽기를 멀리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다른 재밌는 것을 하기에도 바빠 죽겠는데 억지로 책 읽기를 강요한들 먹힐 리 없다. 오히려 반발심만 커진다. 이때 한 가지 방법으로 학교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나 구조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 독서는 그런 환경을 제공하는 것 중 하나로 이때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읽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와다중학교에서 시행한 아침 독서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나 독서 습관이 전혀 없는 아이들도 크게 힘들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강제로 책을 읽는 구조를 제공한 덕분에 책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그것을 계기로 독서 습관이 몸에 배었다는 아이도 있었다.
책을 읽는 것은 습관화하려면 처음에는 반강제적으로 책을 읽게 하는 방법도 중요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일화 하나를 더 소개하기로 하자. 역시 내가 와다중학교 교장직에 있었을 때의 일이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교장실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책을 읽었다. 보통 교장실은 교무실 옆에 붙어 있는데, 교무실에 볼일이 있는 학생은 자연히 교장실 앞을 지나치게 된다. 그때 내가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학생들 눈에 들어온다. 나는 그렇게 의도적으로 책 읽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또한 학교 주변에 사는 책을 좋아하는 학부모들에게 이런 부탁도 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도서실에 와서 책을 읽으시다 가세요. 도서실에 왔다고 사서처럼 이런저런 일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앉아서 좋아하는 책을 읽고 계시기만 하면 됩니다. 아이들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시기만 해도 되거든요."
교육은 전염이고 감염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풍요로운 표정을 짓고 책을 읽는다. 조용히 읽고 있어도 그 파동은 확실하게 주변으로 퍼져 나간다. 일방적인 강요가 아닌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아이들에게 전해지면 적잖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생겨날지도 모른다. 흔히 학술적인 집안이나 작가의 자녀들이 책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집에 책이 많아서가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최고의 교재는 어른의 배우는 모습이다. 이 사례는 책 읽는 습관을 들이고자 하는 어른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아침 출근 시간에 단 10분간이라도 좋으니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고 있는 왠지 시선이 가는 여성의 흉내를 내보자.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책으로 충분하다. 주말에는 산책 삼아 카페가 있는 도서관에 가보자. 최근에는 북카페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커피를 마시며 책을 뒤적거려 보는 것은 어떤가. 그러다 마음이 드는 책을 발견하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책 읽는 사람들 틈에 몸을 맡겨 거기서 발산되는 파동을 느껴보자. 그것만으로도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 전염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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