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깅(plogging)
1부. 이상한 피카츄
이상한 피카츄
푸른 바다 위 용맹스럽게 날아가는 피카츄
창과 방패는 구름과 달
카레라이스 저녁 같은 밤이 오면
비벼 먹고 싶은 가족들이
자율 생성된다
배고픈 이상한 피카츄
배부른 이상한 피카츄
이상한 꽃나무 이상한 피카츄
산수유꽃 불꽃처럼 터지네
플로깅* plogging
*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
쓰레기를 주우면서 걸어
걸으면서 쓰레기를 산책해
발끝마다 발광
순백으로 빛나는 지구
맑은 눈동자 윙크!
잉크이크윙크워커워킹하이킹사이클링
놀자
놀자
걸으면서
쓰레기야 나랑 산책해
목련 햇살은 빛나고
지구는 토닥토닥 위로 받는다
2부 4월이란 발 혹은 별
한식 寒食
찬밥을 먹는다
추운 바깥을 돌아다닌다
따듯한 무덤가에서 잠들다
엄마 -
엄마 -
아빠도 죽었는데 늘 엄마만 부른다
4월이란 발 혹은 별
강아지들이 꽃눈 맞고 있다
발이 네 개다
꼬리가 한 개다
멍멍
짖기도 하고
짖지 않기로 하기도 한다
그들의 혀는 연한 분홍빛
그들의 귀안은 진한 분홍빛
그들의 피는 붉다
3부 미영
미영
알아요
오늘
알아요
내일
곪은 몸은 알아요
곪은 정신은 몰라요
몸 따라 봄 가고 있어요
알아요
어제의 알약
알아요
손사래치는 미영
이제 그만.. 그만요
이제 봄은 제 몸을 알아요
앓고 난 뒤에 환해진 하늘
앓고 난 뒤에 환해진 빈자리
꽃산딸나무
황칠나무
다 우리 동네에 살아요
환하고 예뻐요
35
사랑하는 나날
사랑하는 나날이 흘러간다
이팝은 꽃을 피워 한밤중에 불쑥 선물한다
이봐 이팝! 고맙다구!
눈물겹게 고마우면 어떻게 해야 하지
포옹이라도 해야 하나
39번 시내버스 안에 나밖에 없는데 안내방송이 크게 나온다
브라보 주유소를 지난다
브라보!
휴먼시아를 지난다
휴먼!
버스 파업이 가까스로 새벽 4시에 해결되다
사실 이 이야기는 4월 25일 쓰여질 이야기들이다
4부 날씨의 잇몸
줄
107.7mhz 주파수를 맞추고 창을 열었는데 장산 줄기 오봉산에서 해가 떠오르고 있다 까치 두 마리 날고 오묘한 등불 같은 연분홍빛 버찌 우뚝 서 있다 벚나무 무성한 잎 사이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저절로 빛나는 것이다
저절로 보이는 것이다
저절로 알려지는 것이다
자신의 할 일을 잘하고 있으면
누가 봐도 봐주는 것이다
등불
연분홍빛 버찌가 사라졌다
연둣빛 새가 다녀간 뒤에
방충망은 알아차렸다
버찌도
새도
방충망도
등불이라는 것을
해는 질주한다 고요한 죽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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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