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각 아이 마음

저   자
김광호·김미연
출판사
라이온북스
가   격
14300
출판일
201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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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 책 소개
“배운 대로 했는데, 왜 내 아이는 방송처럼안 될까?”

‘60분 부모’, 다큐프라임 ‘아이의 밥상’,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마더쇼크’, ‘오래된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등 대한민국 최고의 육아 프로그램을 제작한 김광호 PD가 말하는 현실육아의 해법! 부모교육 프로그램, 자녀교육서,인터넷 커뮤니티 등 넘쳐나는 육아지식과 현실 속 육아 사이에서 현명하고 용기 있게 아이를 키워낸 수많은 부모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이의눈높이’, ‘부모의 성찰’, ‘육아의 목적’이라는 세 가지 타이틀로 현실 속 맞닥뜨리게 되는 육아 고민들을 속 시원히 풀어낸다. 수십 권의자녀교육서를 탐독하고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챙겨 봤음에도 여전히 육아가 어렵고 혼란스럽기만 한 엄마들에게 좋은 부모가 되는 가장 현명한 길을제시한다.

■ 저자
김광호
 - 1995년 EBS에 입사했다. ‘60분 부모’, ‘EBS 장학퀴즈’, ‘EBS 다큐프라임-아이의 밥상’,‘EBS 다큐프라임-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제작했으며, 2005년 ‘60분 부모’ 로 한국방송대상, 2008년‘EBS 다큐프라임 조선의 프로페셔널-화인(畵人)’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김미연 -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1999년 웅진에 공채로 입사하여 육아잡지 앙팡에서 첫 잡지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여성조선, 주부생활사, 베이비 조선 등에서 일하며인테리어, 요리, 육아 기사 등을 작성했으며 임신출산 무크, 건강실용서, 자녀교육서 등을 만드는 일을 했다.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해서는 그동안취재만 해왔던 육아나 아이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에 한국방송통신대학 유아교육과에 입학해 아이가 3세 무렵 졸업했다. 이후부터지금까지 취재와 인터뷰를 하며 육아기사, 자녀교육서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엮은 책으로는 『육아백과사전』이 있다.&nbsp&

■ 차례
추천사
내게 부모자격이 있을까?
그것은 더 나은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속 외침이다 - 오은영원장
대한민국 수많은 엄마의 육아가 ‘배운 대로’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한 해답 - 이영애 소장
프롤로그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데, 왜 자꾸 나쁜 부모가될까?

준비편 - 누구나 힘든 육아, 정말답은 없을까?
아이 키우기는 언제나 산 넘어 산
살길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육아지식’뿐이다?
박학다식해지는부모, 점점 무거워지는 육아

본편 1부 - 아이는 왜 그럴까? ‘아이의 눈높이’
‘아이의눈높이’ 다들 아시죠?
아이는 없고 부모만 있는 아이밥상
아이 건강이 모든 것의 최우선이라는 생각
잘하다가도 삐걱거리는 육아,‘아이 눈높이’를 잊을 때

본편 2부 -부모인 나는 왜 그럴까? ‘부모 성찰’
왜 항상 아이에게만 ‘왜’를 붙일까?
당신 안에도 상처받은 아이가있나요?
내 아이 육아, 누구를 믿어야 할까?
좋은 부모, 건강한 성인이 되는 것이 우선이다
본편 3부 - 아이를 키우는 이유, ‘육아의목적’
육아의 목적은, 결국 아이를 떠나보내는 것
내 육아의 방향성을 생각하자
에필로그 - 육아, 가벼워질 순 없을까? 편안해질 순 없을까?
부모 노릇과 육아지식에 대한 화두를 던진 ‘60분 부모’
아이가 빠진 육아의 문제를 보여준 ‘아이의 밥상’,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부모 자신과환경의 중요성을 알려준 ‘마더쇼크’,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나와 아이의 행복, 육아의 목적찾기




도서요약

엄마 생각 아이 마음


누구나 힘든 육아, 정말 답은 없을까?

아이 키우기는 언제나 산 넘어 산

생후 3주 된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가 있었다. 낮밤이 바뀐 아이 때문에 엄마는 밤마다 뜬눈이다. 안고 있으면 아이는 채 30분이 되지 않아서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는 밤새 따가운 눈꺼풀을 힘주어 들어 올리며 아이를 안고 또 안았다. 잠깐이라도 눈을 좀 붙였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엄마는 잠든 아이를 안은 채 벽에 등을 기댔다.


얼마나 지났을까? 자신도 모르게 툭 떨어진 팔에 놀라 화들짝 잠이 깨고 말았다. 혹시 아이가 굴러 떨어지지는 않았을까 심장이 한참 동안 쿵쾅거렸다. 놀란 가슴에 엄마의 잠은 멀리멀리 달아나고 말았다. 언제쯤이면 바닥에 온몸을 붙이고 긴 잠을 잘 수 있을까? 친정엄마는 백일만 지나면 좀 나아질 것이라고 위로했다.


엄마가 꿋꿋이 견뎌준 덕에 아이는 생후 4개월이 되었고, 무사히 낮밤을 가리고 밤새 잘 자게 되었다. 주변의 또래 아이들을 보니 우리 아이는 그래도 선전을 한 편이었다. 병원이나 인터넷에서 만난 엄마들 말로는 돌 때까지도 밤잠 설치는 경우가 적지 않단다. 밤잠에서 해방되었으니 육아가 좀 쉬워졌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엄마는 곧 이유식이라는 큰 산을 만났다. 아이는 키와 몸무게가 작다는 이야기를 늘 들어왔었다.


뭘 어떻게 얼마큼 먹여야 살로 가고 키로 갈까? 이유식 습관이 유아식 습관으로 이어진다는데 골고루 잘 먹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엄마는 아이가 잠든 밤마다 잡지와 책, 인터넷을 뒤지며 이유식 정보를 모았다. 모은 정보에 따라 아이를 업고 유기농 전문점에 가서 이유식 재료를 샀다. 역시 아이가 잠든 밤에 잠을 쪼개가며 내일 먹일 이유식 재료를 손질했다.


이유식을 시작하니 육아의 업무량은 두 배로 늘어났다. 원래 존재하던 집안일에 육아와 이유식까지 추가되었다. 그런데 정성 가득 영양 가득 준비한 이유식 앞에서 아이는 야속하게 종종 고개를 돌렸다. 엄마는 장소를 바꾸면 좀 나을까 싶어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놀이터에 나가 이유식을 먹이기도 했다. 놀이터까지 나와 종종거리며 한 숟가락씩 이유식을 떠먹이는 그녀를 동네 선배 엄마가 애잔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어휴, 1년 전 나를 보는 것 같네요. 힘들죠? 그래도 조금만 더 기운을 내요. 돌 지나 밥 먹게 되면 훨씬 편해져요." 엄마는 돌이라? 앞으로 8개월!이라고 생각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불끈 쥔 주먹과는 다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아이가 돌이 되면 엄마는 정말 훨씬 편해질까? 이 책을 펼쳐 든 사람이 아이 엄마라면, 아마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으리라. 동시에 내 아이와 보낸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갔으리라.


임신을 한 순간부터 아이의 나이가 몇 살이든 현재까지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육아를 두고 마음 편할 날이 하루도 없다. 어디 마음뿐이랴? 몸도 편한 적이 없다. 조금의 쉴 틈도 없이 연속해서 아이와 엄마 노릇에 대한 새로운 과제가 떨어진다. 아이는 하루하루 다르다. 아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성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수많은 과제는 아이와 그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 따라 난이도가 더 높아지거나 그 수가 대폭 늘어나, 사람에 따라서는 견딜 수 없이 힘든 것이 되기도 한다.



아이는 왜 그럴까? 아이의 눈높이

아이의 눈높이 다들 아시죠?

아이는 왜 그럴까? 답은 아이의 눈높이에 있다

부모는 "도대체 왜 그렇게 말을 안 듣는 거니?"라는 말을 한다. 동생 좀 때리지 말라고 그렇게 말해도 결국 때리고, 가지고 논 장난감 정리 좀 하라고 해도 절대 안 한다. 나갔다 들어오면 손부터 씻으라고 해도 엄마가 말하지 않으면 씻는 법이 없고, 꼭 바삐 외출하려고 하면 쓸데없이 늦장을 피운다.


아이들은 가끔 부모를 괴롭히려고 작정이나 한 듯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럴 때는 나도 모르게 아이들은 날 때부터 혹시 악한 것이 아닐까?라며 순자의 성악설이 떠오른다. 아이의 눈높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을 때는 정말 그랬다.


"도대체 왜 그렇게 뛰어다녀?", "도대체 뭘 해달라고 하는 거야?", "왜 저렇게 징징거려?"라고 말할 때 내 말에는 원인을 알고 싶어 하는 왜라는 부사가 달려 있었다. 하지만 사실 까닭을 알고 싶은 마음보다 아이에게 "너는 지금 나쁜 행동을 하고 있어!"라고 호통치고 싶은 마음이 더 많았다. 아이의 이런 행동을 모두 떼라고 생각했다. 어른의 눈높이로 아이를 보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식당에서 다른 테이블을 툭툭 치면서 뛰어다니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잘 설명하지 못해 계속 우는 소리를 하지도 않는다. 바쁜 사람 붙잡고 괜한 요구를 하지도 않는다. 어른의 눈높이로 보면 아이의 행동은 종종 이해할 수 없다.


아이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간절할수록 아이의 눈높이로 상황을 보아야 한다. 아이의 입장이 되면 그 작은 가슴에 화도 있고, 슬픔도 있고, 서운함도 있고, 기쁨도 있고, 두려움도 있고, 자존심도 있고, 질투도 있고, 오해도 있고,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도 있다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그것이 부모를 포함한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준 행동에 대한 반응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눈높이가 같은 어른들끼리는 그 사람 안에 앞서 열거한 많은 것 즉, 속마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런 말과 행동을 하면 상대가 상처를 받지 않을까 눈치를 본다. 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된 것이 있다면 사과하고 오해를 풀어준다. 그 사람이 나에게 잘못한 것이 있다면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속마음을 인정하면 내 마음대로만 할 수가 없다. 속마음을 인정하면 나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고, 오해 없이 내 감정을 전달하려고 하고, 그 사람의 감정도 읽으려고 할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의 눈높이라는 단어를 너무나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말로 잘 알고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여전히 어른의 눈높이로 대하면서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몸을 낮춘 척,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척했던 것은 아닐까.



부모인 나는 왜 그럴까? 부모 성찰

왜 항상 아이에게만 왜를 붙일까?

나는 왜 유독 아이가 우는 것을 못 볼까?

60분 부모를 진행할 때 한 엄마가 "우리 아이는 너무 떼가 심해요. 한 번 떼를 쓰면 어떻게 멈추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떼 좀 안 부리게 해주세요."라고 사연을 보내왔다. 사연이 채택되어 제작 팀은 아이의 떼쓰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 그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런데 제작 팀이 정작 찍게 된 것은 아이의 심한 떼가 아니라 엄마의 폭발적인 화였다. 엄마는 아이가 아주 작은 떼만 부려도 갑자기 돌변해 화산 같은 화를 폭발시켰다. 상황을 지켜본 전문가 선생님은 아이의 떼가 아니라 엄마의 감정 조절이 문제라고 했다. 엄마가 얼마나 감정 조절을 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떼가 계속되느냐 잦아드느냐가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제작 팀은 그렇다면 엄마는 왜 그렇게 아이의 작은 떼에도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지 그 원인을 파헤쳐 보았다. 원인으로 남편과의 좋지 않은 관계, 어린 시절 친정엄마와의 잘못된 애착 등이 드러났다. 그 엄마는 여러 전문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남편과의 관계부터 어린 시절의 상처까지 차근차근 해결했다. 육아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하면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마더쇼크를 진행할 때 나는 이런 엄마들을 특히 많이 만났다. 어떤 엄마는 아이와 다정하게 잘 놀다가도 아이가 우는 모습만 보면 갑자기 차가워졌다. 이 엄마는 아이가 우는 소리를 듣는 것이 너무 괴롭다고 했다. 전문가 선생님과 그 원인을 알아보니, 이 엄마는 어린 시절 유난히 많이 우는 아이였다. 우는 것 때문에 친정엄마에게 많이 혼나기도 하고 맞기도 했다.


또 다른 엄마는 아이의 피부와 자신의 피부가 맞닿는 것을 너무 싫어했다. 아이가 뛰어와서 안기면 자신도 모르게 아이를 밀쳐냈다. 그러고는 이런 자신의 무의식적인 행동에 엄마 자신도 너무 놀라곤 했다. 이 엄마는 어린 시절 친정엄마에게 충분히 스킨십을 받지 못한 상처가 있었다.


어떤 엄마는 남자인 첫째 아이를 사사건건 혼냈다. 별것 아닌 일에도 큰소리를 내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똑같은 실수를 했어도 둘째 아이보다는 첫째 아이를 더 많이 혼냈다. 그 엄마는 솔직히 첫째 아이가 둘째 아이보다 더 밉다고 했다. 이 엄마에게는 어린 시절 친정엄마가 큰 오빠만 편애한 것이 평생의 한으로 남아 있었다.


"아이는 왜?"로는 결코 편안해지지 않는 육아

아이의 눈높이만 잘 알면 육아의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아이의 눈높이를 놓치지 않으면 육아가 서툴러도 일단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는 좋기 때문이다. 사람의 일도 관계가 큰 변수인 것처럼 부모자녀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작은 실수에도 크게 마음이 상한다. 때문에 좋은 육아 기술을 습득하는 것보다 아이의 눈높이를 놓치지 않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방송을 하다가 만나는 부모 중에는 아예 아이의 눈높이를 실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머리로는 아이의 눈높이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만 실천이 잘 안됐다. 이들에게는 아이의 눈높이로 아이를 보고, 말하고, 대응하는 일이 마치 작은 가시가 목에 걸린 것처럼 불편했다.


이들은 그 가시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육아가 어색했다. 분명 자신은 부모이고 이 아이는 내 아이지만 이상하게도 아이를 키우는 일이 편안하지 않다, 자연스럽지 못하다, 내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느꼈다. 이런 와중에 아이의 눈높이가 마음에 담길 수 있을까? 머리에 담을 수는 있어도 마음에 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부모들은 열심히 아이를 키우다가도 조금만 힘들면 딴생각이 들었다. 난 정말 불행해, 저 행동은 절대 참을 수가 없어, 왜 이렇게 나를 괴롭히는 거야?, 그만하고 싶다, 난 엄마 체질이 아닌가?, 얘는 왜 이렇게 유난스러운 거야?, 내가 이렇게까지 한다고 누가 알아주기는 할까?, 우리 엄마는 왜 날 이렇게 안 키웠지?, 내 아이도 혹시 나처럼 되는 거 아니야?, 아이가 혹시 날 싫어하는 거 아니야?, 내가 부모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아 정말 너무 싫다. 내 새끼지만., 으악! 정말 엄마처럼은 안 하려고 했는데, 나 엄마 닮은 것 아니야? 이런 생각들로 좀처럼 육아에 집중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만약 아이를 키우다가 이런 생각들이 너무 많이 든다면 아이의 눈높이에 대한 공부에 앞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나는 왜 그럴까?를 알아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항상 아이를 향해 맞춰 있던 화살표를 부모 자신에게 돌려서 "너는 도대체 왜 그러니?"가 아니라 "나는 도대체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나는 아이의 행동에 왜 그런 느낌이 들었을까. 나는 왜 아이의 행동에 그렇게 행동했을까를 생각하자. 그래야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온다.


우리는 한도 끝도 없이 아이를 어떻게 다루느냐만 궁금해 한다. 하지만 그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부모인 내가 나를 어떻게 다루느냐이다. 남들과 비슷한 육아를 하면서도 유독 나만 더 불편한 이유, 그것은 아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아이를 키우는 이유, 육아의 목적

육아의 목적은, 결국 아이를 떠나보내는 것

정서지능, 독립심, 사회성, 자존감, 도덕성 등의 최종목표는?

육아에 대한 수많은 이론은 왜 나타난 것일까?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왜 아이를 잘 키워야 할까? 이 질문은 지금 이 책을 읽는 엄마 혹은 아빠에게도 하고 싶다. 잠깐 책을 덮고 5분간만 생각해보자. "왜 아이를 잘 키워야 할까?"


우리가 아이를 잘 키워야 하는 이유는 사실 잘 떠나보내기 위해서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학교생활에도 적응을 잘하고, 자기 의견을 똑똑하게 말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배려할 줄 알고, 자존감이 높아 실패하더라도 툴툴 털고 일어나고, 다정다감하고 붙임성이 좋아 친구가 많고, 예의가 발라 웃어른들이 좋아하고, 뭐든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고, 독립적이면서 인정이 많고……. 아이를 이런 모습으로 키우고 싶은 것은 부모를 떠나 자신의 삶을 개척할 때 어려움이 없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요즘 부모들이 육아에서 가장 관심을 두는 단어는 정서지능, 독립심, 사회성, 자존감이다. 방송이나 신문기사, 잡지, 책에서도 육아라는 것을 다루고 부모를 대상으로 한다 싶으면 이 단어들이 단연 단골이 된다.


정서지능은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자기감정을 조절하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아이에게 매우 중요한 능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독립심은 남에게 의지하거나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해내려는 마음이다. 이것은 학습이나 성취와 바로 연관이 될 뿐 아니라 또래들과의 집단생활이 시작되면 개인별로 차이가 드러나기 때문에 많은 부모가 오래전부터 신경 쓰던 개념이다.


사회성은 간단하게는 다른 사람과 어울려서 생활하려는 성질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애착 형성, 자아개념의 발달, 성 역할의 발달, 사회적 행동(감정이입, 이타행동)의 발달, 또래 관계의 발달에 모두 관여하는 개념이다. 자존감은 자아 존중감의 약자로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자신이 어떤 모습이든 간에 자신은 사랑받을 만한 존재이고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이다. 자존감은 학교 성적은 물론 또래 관계와 사회성 발달 등에 모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서지능, 독립심, 사회성, 자존감 또한 목표로 삼는 시점은 아이의 미래이다. 부모와의 관계가 아니라 부모를 떠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 과제, 생활을 어떻게 해나갈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옛 선조들 또한 이렇게 키우든 저렇게 키우든 육아의 목적은 하나였다. 일정한 나이가 되면 부모를 떠나 오롯한 성인으로 홀로 살 수 있게 하는 것. 그래서 육아의 작은 방법들 역시 아이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방향에 맞춰져 있다.


모든 육아 개념의 기초가 되는 애착만 해도 그렇다. 애착은 영어로 Attachment이다. Attach라는 동사는 붙이다, 들러붙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동사가 명사형이 되면 그 뜻이 애착이 된다. 한자로는 愛(사랑 애), 着(붙을 착)이다. 사랑으로 딱 붙어 있는 것이라는 뜻이다. 학계의 애착 정의는 생후 1년에 걸쳐 형성된 아이와 주 양육자 사이에 형성된 아주 끈끈한 관계이다.


그런데 안정적 애착 관계는 언제까지나 아이와 주양육자가 한몸이 되어 딱 붙어 있는 것이 아니다. 안정적 애착 관계는 아이가 주양육자에게서 떨어져 낯선 공간, 사물, 사람을 편안하게 만나는 것이다. 애착의 목적은 아이가 편안한 정서를 가지고 잘 떨어지게 하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 선생님들은 애착 형성에 중요한 생후 3년 동안 주양육자와 아이가 한몸으로 붙어 있기보다는 순차적으로 조금씩 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미국의 정신분석가 마가렛 말러의 대상관계 이론을 보면 생후 6개월까지 아이는 엄마와 한몸처럼 붙어 있다. 신생아 시기 아이는 자신의 몸과 엄마의 몸이 다른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아이는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엄마에게서 떨어진다. 걷기 시작하면서는 엄마가 보이는 멀지 않은 곳까지 나름대로 탐색을 한다. 하지만 이내 다시 뛰어와 엄마 품에 안긴다. 아이가 엄마를 떠나서 탐색하고 돌아오는 거리는 월령이 늘수록 점차 멀어진다. 세 돌 정도가 되면 엄마가 보이지 않아도 엄마가 돌아올 것을 믿고 혼자서도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것이 애착이 안정적으로 잘 형성되는 모습이다.


애착이 안정적으로 형성된 아이는 편안하고 성격 좋은 사람으로 자라는 것은 물론 앞서서 말한 정서지능, 독립심, 사회성, 자존감을 이미 가졌거나 키우는 일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수월하다. 만약 3년 내내 엄마가 아이와 딱 달라붙어 있기만 하고 아이에게 탐색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면 어떨까? 아이의 독립은 어려워졌을 것이고 애착은 당연히 불안정하게 형성되었을 것이다.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와 늘 함께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의 신호에 맞춰 제때 민감하게 반응하되 아이가 원하는 만큼 조금씩 떨어져 있는 것이다.



육아, 가벼워질 순 없을까? 편안해질 순 없을까?

나와 아이의 행복, 육아의 목적 찾기

육아가 왜 이리 힘들까?에서 출발해 점점 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고민한 것이 여기까지 왔다. 수많은 엄마를 만났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선생님께 조언을 들었다. 관련된 많은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살폈으며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들도 했다. 물론 그 안에는 적잖은 시행착오도 있었다. 그 사이 네 살이던 큰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고, 둘째는 작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렇다면 이제 나는 꽤 괜찮은 부모가 되었을까? 우리 집의 육아 사정은 좋아졌을까? 글쎄, 그건 잘 모르겠다. 괜찮은 부모는 아이들이 평가하는 것이다. 또한 워낙 아이를 키우는 일이 복잡다단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대학을 가고 결혼하기 전까지는 육아 사정이 좋아졌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과정을 겪으면서 나는 아이들이 참 편해졌다는 사실이다. 아이들과 있는 시간이 참 좋아졌다. 지금은 아이에게 뭔가 쏟아 부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어졌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며 내 감정을 솔직히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요즘 아이들과 나의 관계는 연애할 때의 편안한 관계와 비슷하다. 처음에 막 시작하는 연인들은 뭔가 계속 신경을 쓴다. 하지만 서로 편안해지면 굳이 뭔가를 하지 않아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 편안해진다. 나는 지금 아이들과 그런 상태이다.


사람은 인지만 해도 굉장히 많은 것이 저절로 달라진다.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아마도 누구나 원인이나 실체도 모르는 오리무중의 상황일 때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심할 것이다. 나를 이해한 후 달라진 모습으로 아이를 대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취하면 이해도 잘 되고 실천하기도 훨씬 쉬울 것이다. 아니, 내 경우에는 확실히 쉬웠다.


내가 처음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던 2005년도에 비하면 지금은 부모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 어느 부분은 전문가 수준이기도 하다. 지금 이 시대 부모들은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하느냐가 중요하지, 새로운 것을 더 많이 받아들이는 것이 시급한 것 같지는 않다. 이제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내 육아의 방향성에 맞춰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육아 방향성을 찾아가는 데 내 생각의 변화가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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