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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하버드가 선정한 최고의 학교에서
세계를 움직이는 인재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미국 최고 명문고의 1% 창의 인재 교육법.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세계적 베스트셀러『다빈치코드』의 댄 브라운,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 영미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 중 한 명이자 노벨문학상 후보자로 거론되는 프리스턴대 이창래 교수.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를 졸업했다는 점이다.
필립스 엑시터가 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인재를 배출하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이 책은 이들의 학창시절 에피소드를 밝히면서 이들이 세계를 움직이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학생과 그 재능이 꽃필 수 있도록 지지하는 교사와 학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필립스 엑시터는 학생들이 단순히 지식만을 갖춘 인간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속한 사회와 조화롭게 어울리는 사람, 남을 배려하는 사람,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념해 왔다. 이러한 인성교육이 필립스 엑시터에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생생히 담고 있다.
■ 저자
최유진
서울 여의도초등학교 졸업 후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떠난 뒤, 써니힐즈 고등학교(수석졸업), UC어바인(수석졸업)을 거쳐 하버드 메디컬스쿨에서 신경생물학을 전공하여 소뇌암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데나파버 암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에서 재직 중 생물학 교사, 생물학 올림피아드 디렉터, 입학사정관을 담당했으며 서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여름 학기 생물학 강사, 노스웨스턴대학 여름영재학교 CTD에서 생물학 강사 그리고 캘리포니아 뱁티스트 대학에서 생물학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시카고에 위치한 노스파크대학(North Park University)에서 생물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하버드대학의 지역구 입학 사정일을 돕고 있다. 미주중앙일보 교육박람회, 재미한인과학자협회 MIT 수학경시대회 등에서 강연했으며 미주중앙일보 리더십 프렙 교재 감수를 맡았다. 남편 장재혁 교수와 함께 미주중앙일보 교육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세계를 움직이는 수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들려주고 있다.
장재혁
계명대 작곡과 졸업 후 뉴욕 맨하탄음대에서 작곡 석사학위를, 보스턴대학에서 교회음악 지휘 석사 및 작곡 박사학위를 받았다.
보스턴대학에서 음악이론을 가르쳤으며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에서 음악부 교사로 재직했다. 또한 루마니아 바카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무디대학 오라토리오 합창단을 지휘했으며 보스턴장로교회, 보스턴한인합창단 음악감독 및 시카고 리틀올 코리아 예술총감독을 역임했다.
현재 시카고에 위치한 무디신학대(Moody Bible Institute)에서 음악학부 교수 및 작곡과장으로 재직 중이며, 미국, 유럽과 한국에서 교회 음악 세미나를 비롯하여 한국의 시조창과 한의 정서에 대한 강연과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음악 활동 외에도 부인 최유진 교수와 함께 교육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세계를 움직이는 수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들려주고 있다.
■ 차례
머리말
프롤로그
1부 세계 최고의 명문고를 만나다
01. 고등학교 이상의 고등학교
02. 최고의 명문고, 인성에 주목하다
03. 이런 학교도 있구나
2부 최고의 명문고, 인성에 주목하다
04. 질문이 다른 아이들
05. 토론 수업의 아이콘, 하크네스
06. 정답보다 과정이 중요한 수업
07. 토론 속에서 인성을 꽃피우다
3부 감성과 체력의 조화가 인성을 만든다
08. 감성을 키우는 예술 수업
09. 자신을 단련하는 스포츠 수업
4부 생활 속에서 인성을 만든다
10. 자유와 책임의 공간, 기숙사
11. 또 하나의 교육, 봉사활동
12. 다른 세상과 만나는 교류활동
5부 학교 시스템이 인성을 만든다
13. 학교를 움직이는 교사
14. 입학사정관제로 잠재력을 보다
에필로그
저자의 말
세계 최고의 학교는 왜 인성에 집중할까
세계 최고의 명문고를 만나다
지식이 없는 선함은 약하고 선함이 없는 지식은 위험하다
필립스 엑시터의 교육 이념에서 핵심은 인성이다. 존 필립스는 1781년 필립스 엑시터를 세우며 재산 기부 증서에 이렇게 썼다.
"교사의 가장 큰 책임은 학생들의 마음과 도덕성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지식이 없는 선함은 약하고, 선함이 없는 지식은 위험하다. 이 두 가지가 합쳐서 고귀한 인품을 이룰 때 인류에 도움이 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이 말은 필립스 엑시터의 헌법과도 같이 여겨진다. 해마다 개학 후 첫 번째 어셈블리 시간이 되면 교장 선생님이 기부 증서를 주제로 연설을 한다. 이 전통은 필립스 엑시터가 개교한 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지켜져 왔다.
평소 필립스 엑시터의 어셈블리 시간에는 정치, 경제, 예술, 과학 등 각 분야의 유명 인사가 방문해 강연을 하는 경우가 많다. 2007년 1월, 마크 주커버그가 모교를 찾아 전교생 앞에서 강연을 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CEO로서 자신의 철학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주커버그는 2012년 1조원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기도 했다. 그의 철학과 삶은 필립스 엑시터에서 배운 Non Sibi(자신을 위하지 않는)의 이타적 정신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미국에는 능력 때문에 당신을 고용했지만 인성 때문에 당신과 일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취직을 할 때는 높은 학점이나 자격증만으로도 가능할 수 있지만 인성이 문제가 되면 회사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격이 형성되는 청소년 시기가 중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필립스 엑시터는 전인 교육, 인성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세상에 유익함을 줄 수 있는 사람, 즉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사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엘리트주의와 우월감을 경계하고 배려와 봉사를 실천하도록 지도한다. 학생들 역시 모든 학교생활에서 Non Sibi를 실천하는 것을 진정한 필립스 엑시터 학생다운 행동으로 여긴다.
필립스 엑시터가 그 긴 시간 동안 많은 인재를 배출할 수 있었던 힘, 하버드가 인정하는 최고의 명문고가 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최고의 명문고, 인성에 주목하다
정답보다 과정이 중요한 수업
학생은 주연, 교사는 조연
필립스 엑시터는 교사들이 다른 과목 교사의 수업을 참관할 수 있는 수업참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에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나는 영어와 수학 수업을 참관할 기회를 가졌다.
홀컴 선생님의 11학년 영어 수업 시간. 수업이 시작된 후에도 홀컴 선생님은 학생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그저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학생들에게 간간이 새로운 질문을 던지거나 발표 내용을 정정하는 코멘트를 했는데 전체 50분 수업 중 학생들에게 네 번 정도 얘기를 건넸다. 그리고 그 시간은 모두 합쳐도 채 3분에 미칠 만큼 짧았다.
하크네스 수업을 경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나는 그럼 교사는 수업 시간에 무엇을 가르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어리둥절해하고 있던 내게 베테랑 영어 교사인 울프 선생님은 하크네스 수업을 시작할 때면 강의가 아니라 질문으로 토론을 유도하도록 한다고 알려 주었다.
내가 필립스 엑시터에서 교사 채용 인터뷰를 받던 날, 생물학 교사인 맷랙 선생님은 하크네스 수업과 관련해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것은 반(反) 강의 철학이었다.
"하크네스 테이블에서 교사는 강의를 하지 않습니다. 열두 명의 학생들이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그때는 필립스 엑시터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본 적이 없던 터라 이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영어 수업을 참관한 뒤, 나는 맥랫 선생님의 이야기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바로 하크네스 수업에서 학생은 주연이고, 교사는 조연이었다.
그렇다면 교사는 조연이니까 별 준비를 안 해도 될까? 그렇지 않다. 학생들이 주연이 되어 스스로 이끌어 가는 수업은 오히려 더 어렵다. 주입식, 전달식 교육에서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하는 데 그치지만, 질문과 토론식 교육에서 교사는 학생들의 창의적이고 즉각적인 물음에 늘 대비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크네스 수업에서 교사는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준비는 교사가 교과서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과정은 이미 학생들이 예습을 통해 준비해 온다. 또는 열두 명 학생들 각자가 내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했더라고 함께 모였을 때 서로서로를 가르치면서 대부분 해결된다.
그렇다 보니 교사는 그날의 수업과 관련하여 어느 방향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학생들의 질문에 200퍼센트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이미 배운 내용과 연관되는 질문이나 의견이 나온다면 학생들이 그 연결점을 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토론이 넓은 방향으로 확장되어 다음 달, 다음 학기에 배우게 될 내용에 대한 질문이 미리 나온다면 토론의 방향을 지도해 준다. 또 현재 연구되고 있는 내용과 관련된 꽤 수준 높은 질문이 불쑥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때 교사는 현재 연구 중이라는 사실을 얘기해 주거나 그런 질문을 낸 학생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수업의 내용이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연구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흥미를 잃어갈 때 적절한 화제를 제시해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감성과 체력의 조화가 인성을 만든다
자신을 단련하는 체육 수업
달리는 아이들
이른 아침 일어나자마자 기숙사 방의 커튼을 열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녹음이 짙은 학교의 정원이다. 그리고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광경이 바로 저 멀리서 조깅이나 운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보딩스쿨의 교육은 단지 교실만이 아니라 기숙사, 그리고 운동장까지 세 곳에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만큼 필립스 엑시터 학생들에게도 스포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필립스 엑시터의 학생들은 총 4년에 걸쳐 1년에 3학기씩 총 12학기의 재학 기간 중 최소 10학기 동안 체육 과목을 수강하거나 또는 학교 대표 스포츠 팀에 참여해야 한다.
학교의 규모가 큰 만큼 스포츠 종목도 다양한데, 기본적인 미식축구, 축구, 야구, 하키, 크리켓 외에도 조정과 라크로스, 그리고 흔하지 않은 여성 아이스하키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다. 특지 조정과 라크로스는 동부에 위치한 명문대와 명문고의 공통적 특징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각자의 취미와 재능에 따라 활발히 참여하는데 학기별, 수준별, 그리고 남학생, 여학생별로 총 55개의 팀이 있다. 학생들은 이러한 체육 수업을 통해 리더십, 자신감, 규칙 준수, 다른 이에 대한 헌신을 배워 가며 건강한 몸과 마음이 균형을 이루는 조화로운 삶을 배우게 된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은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학습 능력도 증가시킨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없다. 학생들은 체육 활동을 통해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도 풀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온 유학생으로 학교대표 스포츠 팀에 선발되었던 명훈이는 언제나 건강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학생이었다.
"일주일에 6일을 연습하거나 경기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이 많이 필요하고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하죠. 하지만 급우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많은 걸 느끼며 다시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얻고 있어요."
이렇게 다져진 체력과 정서를 바탕으로 필립스 엑시터의 학생들은 많은 양의 공부와 다양한 활동을 소화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활 속에서 인성을 만든다
또 하나의 교육, 봉사 활동
지역사회와 함께하다
필립스 엑시터에서는 1년에 한 번, 지구의 날을 기념하여 전교생뿐 아니라 교사들까지 수업 대신 사회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커뮤니티 액션 데이(Community Action Day)가 열린다. 원래는 봄을 맞아 다 함께 캠퍼스를 대청소하는 날이었지만 현재 교장인 토머스 하산 선생님에 의해 더 큰 의미의 사회 봉사의 날로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이날은 봉사활동을 펼치는 의미와 더불어 엑시터의 공동체 활동에 대한 의미도 있기 때문에 각 기숙사별, 어드바이징 그룹별, 앙상블별, 클럽별로 봉사활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그래서 평소에 에쏘에서 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들이나 교사, 교직원들도 이날만큼은 필립스 엑시터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시간과 재능을 기부함으로써 학교 전체가 지역사회와 함께하면서 Non Sibi 정신을 실천한다.
2010년과 2011년 커뮤니티 액션 데이에 나는 내가 어드바이저로 돌보는 열한 명의 여학생들과 함께 학교 어린이 집을 찾아가 아이들을 돌보고 청소도 하면서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다. 장 선생은 이날 학생들과 함께 학교 근처 공원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특히 2010년에는 하이킹 부츠 등 신발을 만드는 기업으로 환경보호 자원봉사에 적극적인 팀버랜드가 함께했다.
이렇게 교사와 기업, 지역 공동체가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개인에서 나아가 공동체적 존재로 사회에 참여하는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사회를 향해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은 비단 필립스 엑시터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에서 명문고나 명문대는 무엇보다도 사회적 약자나 소외 계층을 위해 배려하고 희생하는 것을 덕목으로 여긴다.
이러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대학원에 진학하고 나서도 주위를 돌보는 일에 힘쓴다. 학생들이 이미 최종 학위를 받는 대학원에서도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것을 통해 우리는 이러한 활동이 다음 단계의 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다닌 나는 학창 시절 동안 봉사를 한 기회가 많았다. 돌이켜 보면 내성적인 데다 사회 봉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좀 더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
봉사는 인간의 본분이라는 로리 선생님의 말씀. 돕는 내가 더 배우는 것이 많다는 지나의 진심 어린 마음. 나는 필립스 엑시터에서 사회 봉사를 통해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웠다. 이 또한 필립스 엑시터가 나를 비롯한 학생들에게 전해준 중요한 가르침이다.
학교 시스템이 인성을 만든다
입학사정관제로 잠재력을 보다
개천의 용을 찾습니다
미국의 새 학기는 9월에 시작되지만 신입생 원서 접수는 일찌감치 시작된다. 필립스 엑시터를 포함해 대부분 사립학교의 입학 원서 마감일은 1월 15일이다. 이때면 필립스 엑시터에는 해마다 2,000명이 넘는 학생들의 지원서가 도착한다.
이때부터 입학 사정이 시작되는데 보통 지원자 한 사람의 입학 서류를 세 명에서 다섯 명의 사정관들이 검토한 후 의견을 종합해 최종 판단을 내린다. 이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재능이 묻히지 않도록 다양한 시각에서 공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이다.
첫 번째 입학사정관은 지원 서류를 모두 검토해 소견서와 함께 등급 점수를 매긴다. 그 뒤 두 번째 입학사정관이 지원자의 서류를 다시 검토하여 소견서와 함께 점수를 매긴다. 이어서 세 번째 입학사정관이 같은 작업을 한다. 이때, 세 명의 입학사정관이 완전히 판이한 판단을 내리면 네 번째 입학사정관이 한 번 더 검토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한 학생이 눈에 띄게 높은 평가를 받으면 입학처장이 마지막으로 평가한다.
물론 모든 입학사정관은 지원자의 서류를 면밀히 검토하며, 앞선 입학사정관이 내린 판단은 따로 기록되어 각각의 입학사정관들이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예일대와 미시간대, UC버클리대의 입학처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스탠퍼드대의 입학처장인 리처드 쇼는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해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우리는 한국의 개천에서 용 난다는 표현을 좋아한다. 개천의 용과 같은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이 바로 입학사정관의 역할이다."
이 말은 필립스 엑시터의 학생 선발에 대한 가치 또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필립스 엑시터가 이렇게 입학사정관제를 운영하는 이유도 바로 개천의 용을 찾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고자 무엇보다도 자료 속에 숨겨진 학생들의 인생사를 살핀다. 개개인의 인생사 속에 녹아 있는 크고 작은 사건들은 성적표가 담아내지 못하는 학생의 학업성취도나 잠재된 능력을 말해 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요즘 한국에서는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은 없다는 말로 사교육에 얽매여 있는 교육 풍조를 꼬집는다고 한다. 수치화된 기준으로 학생을 뽑는다면 명문학교 출신이나 특정 인종과 계층에 속하는 학생들만 선발될 확률이 높다. 정말 천재적인 두뇌를 타고나지 않는 한 아이들은 자라 온 환경에 의해 성적마저 좌우되기 때문이다.
필립스 엑시터는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주어진 여건을 최대한 공평하게 두고 그 아이가 진짜 맨몸으로 발휘할 수 있는 능력. 앞으로 자라날 수 있는 가능성을 알아내는 데 집중한다. 이를 통해 개천의 용, 진흙 속의 진주와 같은 학생을 발굴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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