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10시 30분의 기적

저   자
구은주
출판사
태인문화사
가   격
16800
출판일
2025년 10월

이전

목록






* TTS 는 본 페이지 중간 도서요약
부분을 읽어주는 기능입니다.


도서정보


■ 책 소개


1,000일이 넘는 시간, 매일 밤 10시 30분
그 작은 습관이 믿음, 사랑, 그리고 회복의 길을 열었다.

이 책은 한 가족의 1,000일 성경 통독 경험을 출발점으로, 13년간의 미국 이민 생활 속에서 체험한 하나님의 은혜가 어떻게 삶의 구체적인 순간마다 드러났는지를 솔직하게 기록한 이야기다. 저자는 이민 과정에서 느낀 두려움과 불안, 자녀와 가정을 향한 걱정을 숨기지 않으며, 영주권 문제와 학업, 재정 지원 등 현실적인 위기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언제나 ‘사람’을 통해 임했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사례로 증언한다.

이 책은 가족 안에서 일어난 변화 또한 중요한 축으로 다룬다. 믿음이 없던 남편이 말씀을 통해 가정의 중심을 세워 가는 과정과,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회복된 질서와 권위를 통해 저자는 진정한 권위란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인 변화를 이끄는 힘임을 깨닫는다. 또한 하나님의 음성이 특별한 체험이 아니라, 매일 읽는 성경 말씀을 통해 삶의 상황에 맞게 읽히고 깨달아지는 것임을 보여주며, 신앙과 일상이 분리되지 않는 삶의 모습을 전한다.

가정의 위기로 막막한 부모나 자녀와의 소통에 지친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매일의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가족과 삶을 회복하는 1,000일의 기적이 누구에게나 가능하다는 희망과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 저자 구은주
저자 구은주는 미국 이민 13년 차로, 낯선 땅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매일 저녁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사춘기 아이들과 1,000일 넘게 이어온 시간은 가족에게 흔들리지 않는 뿌리가 되어 주었다. 그 과정에서 불안했던 이민자의 마음은 차츰 평안을 찾았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가장 소중한 유산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아이와 함께하는 성경 통독방’ 모임을 이끌고 있으며 성경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을 삶의 중심에 두고 있다. 저서로는 ‘상처 하나 문장 하나’(공저, 2022)가 있다.

■ 차례 
추천의 글
프롤로그
1장 낯선 땅에서 시작된 이야기
- 한국에는 없고 미국에 있는 것
- 여보, 나 회사 그만두기로 했어
- 학생이 아니라 교수가 되라고요?
- 여기가 정녕 미국입니까?
- 생수의 강이 흐르는 곳에서
- 그날 밤, 하나님이 부르셨다
2장 온 가족이 성경을 읽다
- 우리, 성경 읽을까?
- 매일 밤 10시 30분, 완벽하지 않은 우리 가족의 특별한 신앙일기
- 가족 싸움, 불안전한 우리가 만나는 특별한 순간들
- 외부의 방해에도 굳건한 성경 읽기
3장 가족이 함께 성경을 읽으면 화목한 가정이 된다
- 말씀이 시험을 이기게 하다
- 어디서든 예배의 공간이 되다
- 하나님이 디자인하신 전도 이야기
- 성경은 부모 교육서다
- 성경 읽기로 회복된 부부 관계
- 성경 읽기, 가정의 전통이 되다
4장 예배가 된 일상, 일상이 된 예배
- 하늘에서 방영되는 일일 연속극
- 페이스타임으로 드리는 가족예배
- 남편의 간증문
- 가족보다 가까운 동역 식구들
- 복 있는 사람의 모습
- 코로나 때 말씀으로 치료의 광선을 받다
5장 성경을 통해 기적을 경험하다
- 남편에게 준 하나님의 깜짝 선물
- 영혼의 생명수를 마시는 성경 읽기
- 오른뺨 사건
- 개기일식
- 아버지 장례식
- 드레스덴 공학박사
- 이민자의 필수품 영주권
- 기적의 연방정부 학자금 보조
- 자궁근종 수술과 치유의 은혜
- 엄마의 마지막 선물, 천국으로 가는 길
6장 성경을 읽은 후 달라진 우리 가족
- 믿음
- 소망
- 사랑
- 성경
- 두 번째 1,000일


에필로그

 



도서요약

낯선 땅에서 시작된 이야기

여보, 나 회사 그만두기로 했어
“여보, 나 회사 그만두기로 했어.”

“이대로는 안 되겠어. 젊었을 때 못다 한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겠어. 연구하면서 학생들의 꿈을 찾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렇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미국 대학에 입학원서를 냈다. 원서를 내고 몇 달을 기다렸다. 하지만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는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GRE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서 서류전형에서 떨어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사실 계획대로 박사과정에 합격해도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떨어져도 재수를 할 수 없으니 그것 또한 문제였다. 감감무소식에 내가 초조해 하니 남편은 학교에 이메일을 보내 문의했다.

며칠 후 메일이 왔다. 5월 말 미국에 인터뷰하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며칠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 속앓이는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였다. 입학을 위한 최종 인터뷰를 위해 남편은 홀로 미국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인터뷰 장소에서 일어난 놀라운 일은, 우리 가족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학생이 아니라 교수가 되라고요?
다음은 교수로 임용되고 한국에 돌아와서 남편이 전한 이야기다.

인터뷰가 끝나자, 교수들은 회의하기 위하여 나에게 잠시 나가 있으라고 했다. 복도 끝 창문 너머에는 멀리 코카콜라 본사와 Bank of America의 첨탑이 보였다. 오월의 신록이 짙은 교정에는 학생들이 한두 명씩만 지나갔다. 이미 여름방학이 시작되어 학생들이 보이지 않았다. 내가 이곳에서 저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을까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몇 분이 흘렀을까 문이 열리고 교수 중의 한 명이 들어오라고 불렀다. 떨리는 마음으로 회의실에 뒤따라 들어가니 교수들이 모두 일어서서 맞이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져 있었다. 그중 학과장이 환하게 웃으며 다가와서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축하합니다. 성진 킴. 이제 당신은 조지아텍의 정식 교수로 임용되셨습니다.”

나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무슨 말씀인지요? 저는 박사과정 입학 인터뷰를 하러 온 것이 아닌가요?”

나는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교수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실제로는 박사과정 인터뷰가 아니라 교수 임용 면접이었습니다. 저희는 당신의 다양한 경력과 열정을 높이 평가하여 교수직을 제안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당신과 같이 산업 현장에서 경험이 많은 인재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research professor를 제안합니다.”

나는 말문이 막혔다. 꿈에 그리던 박사과정 대신, 교수 임용이라니! 눈앞이 아찔해졌다. 교수들은 한 사람씩 다가와 악수를 청하며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그 순간, 20대부터 꿈꿔온 교수의 꿈이 마흔이 넘어서 새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을 깨달았다.

우리 가족은 기쁨과 놀라움에 휩싸였다. 남편은 돈을 내고 공부하는 박사과정 학생이 아닌, 월급을 받으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었다. 집을 팔아 유학 가는 대신, 교수 신분으로 취업비자를 받고 미국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의 은혜’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남편이 유학을 결심했을 때, 내가 가장 걱정한 것은 재정문제였다. 저절로 매일 기도가 나왔다.

“하나님, 제가 한창 커나가는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까지 가서 궁색하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 가정의 재정 문제를 해결해 주세요. 돈이 없어서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 주세요.”

하나님께서는 나의 기도를 들으셨고, 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길을 열어 주셨다. 한국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박사학위가 없는 사람이 교수로 임용된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 가족을 미국에 갈 수 있는 가장 완벽하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최고의 방법으로 인도하셨다.

그날 밤, 하나님이 부르셨다
‘생수의 강’은 교회에서 평일 저녁에 하는 영성 프로그램이다. 내가 먼저 프로그램을 경험한 후 남편에게 소개했다. 남편은 일주일에 딱 한 번만 교회에 갔다. 평일에도 교회를 가면 시간 낭비이고 광신도들만 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를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남편은 마지못해 참여했다.

‘생수의 강’ 프로그램에서는 육의 양식뿐 아니라 영의 양식을 골고루 채워 주었다. 12주 동안 성경을 읽고 과제를 충실히 완성해야 했다. 남편은 퇴근 후 돌아오면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나서 성경책을 펴고 조용히 과제를 했다.

그러던 어느 늦은 밤이었다. 퉁퉁 부은 눈으로 아래층에 내려온 남편이 말했다.

“여보, 나 하나님을 만난 것 같아.”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16년 전 처음 만났던 청년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그는 평소와 같이 과제를 하기 위해 성경을 읽고 있던 도중 어디선가 “성진아”하며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다음은 남편이 전한 말이다.

허공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온몸이 얼어붙었다.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다시 한 번 또렷하게 들려왔다.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흐르면서 묵직한 공기가 어깨를 짓눌렀다. 그리고 다시 나지막한 음성이 이어졌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었다.”

순간 눈앞에 인생의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칠흑 같은 어두운 밤, 골목길을 달려 두부를 사러 가던 어린 시절, 마당 귀퉁이에 피어있던 보랏빛 팬지꽃, 그리고 누구에게도 고백하지 못했던 부끄러운 순간들까지 지난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세상에서 가장 강하다고 자부하던 내가 누구 앞에서도 무릎 꿇지 않던 내가 하나님 앞에 엎드려 흐느끼며 용서를 빌었다.

“잘못했습니다.”

그의 얘기를 듣고, 나는 폭발하는 감정을 애써 누르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래? 그럼 빨리 적어. 안 그러면 금방 잊어버릴 거야.”

남편이 다시 올라간 후, 나는 빨래를 개다 말고 조용히 눈을 감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16년 동안 매일 드린 기도가 마침내 응답받은 순간이었다.

돌이켜 보면, 우리의 결혼 생활은 종교 문제로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결혼식장을 정할 때부터 성당과 교회 사이에서 갈등했고, 주례를 정하는데 목사님과 신부님 사이에서 양가의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신혼 초 주일 아침마다 예배당을 두고 다투던 기억이 떠올랐다. 때로는 아침에 교회, 저녁에 성당을 가기도 했다.

그런 남편이, 세상에서 제일 잘난 남자가 지금 하나님 앞에 엎드려서 자신이 죄인이라며 고백하고 눈물을 흘리다니 하나님께서 내 기도에 응답하셨다. 내 기도가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온 가족이 성경을 읽다
우리, 성경 읽을까?
그날 밤, 남편의 입에서 나온 말 한마디가 우리 가정을 뒤흔들어 놓았다.

“우리 성경을 함께 읽어 보자.”

남편은 말을 이었다.

“사람들 만나서 떠들고 먹고 마시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진짜 중요한 건 우리 영혼을 채우는 일이야.”
그때 나에게 성경을 읽자고 했던 남편이, 한 걸음 더 나아가 말했다.

“우리 아이들이랑 같이 읽자.”

“엥? 애들까지?”

나는 믿기지 않는 듯 되물었다.

“당연하지. 성경은 같이 읽어야 끝까지 읽을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하나님 말씀을 알려 줘야지.”

그날 이후로 우리 가정의 저녁 풍경이 바뀌었다. 저녁을 먹고 나면 거실에 모여 앉아 성경을 펼쳤다. 마태복음부터 한 장씩 읽어 나갔다. 처음에는 어색했다. 아이들은 투덜거렸고, 나 또한 남편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얼마나 지속될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를 서서히 변화시켰다.

가족 싸움, 불안전한 우리가 만나는 특별한 순간들
매일 밤 10시 30분, 우리 가족의 식탁은 전쟁터가 되었다. 성경책이 놓인 자리에서, 사랑과 평화가 넘칠 것 같은 시간에, 우리 가족은 서로에게 더 날카로워졌다.

임원으로 오랜 시간 일하며 지시하고 명령하는 데 익숙해진 남편은 집에서도 식사만 끝내면 혼자 책상에 앉아 성경을 읽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밀린 집안일에, 다음 날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바쁘고, 아이들은 숙제를 마무리하느라 분주했다.

“10시 30분이야.”

처음엔 담담한 남편의 목소리였다.

“성경 읽자!”

조금 더 커진 목소리이다

“야!”

결국 폭발하는 고함이 들렸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집안에 큰 소리가 울리면 온 식구가 긴장했다. 제일 늦게 오는 사람이 그날의 ‘타깃’이 되어 아빠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때론 아들이, 때론 딸이, 때론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 남편은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불같이 화를 냈다. 성경을 펴기도 전에 우리의 마음은 아빠의 잔소리로 이미 엉망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또다시 시작된 말다툼 속에서 둘째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왜 우리는 성경 읽으려고 모이기만 하면 맨날 싸우는 거야? 아빠는 성경을 왜 읽어?”

그 순간 우리 모두 침묵했다. 아이의 순수한 질문이 우리의 마음을 관통했다. 남편과 나는 서로를 바라보았고, 우리는 성경을 읽는 대신에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남편은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을, 아이들은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과의 고민을, 나는 나대로 이민 와서 겪는 외로움을 토해놓았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이 불편한 시간이 없었다면 우리는 서로에 대해 진정으로 알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말하지 않으면 서로의 생각을, 좋아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을 알 수 없었다. 가족 성경 시간은 역설적으로 하나님을 알기 전에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어느 순간 이 싸움이 영적 전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탄은 가족이 함께 말씀을 읽는 것을 원치 않았다. 우리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성경 말씀도 더 깊이 이해되었기 때문에 사탄은 말씀 읽는 우리들을 방해했다.

이제 우리 가족의 성경 읽기 시간은 달라졌다. 정해진 시간에 억지로 모이기보다 서로 준비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모였다. 성경을 읽기 전에 먼저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기도 제목을 나누었다.

매일 밤 성경 읽기는 우리 가족을 변화시켰다. 처음에는 의무감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서로의 마음을 나누면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위로받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성경을 통해 기적을 경험하다
남편에게 준 하나님의 깜짝 선물
그날 밤, 우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식탁에 둘러앉아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온 가족이 모여 앉은 식탁은 단순히 저녁 식사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 우리의 영적인 쉼터이자 마음을 나누는 자리였다. 시계가 10시 반이 되자, 남편과 나는 딸과 함께 손을 잡고 기도로 예배를 시작했다. 따뜻한 기도의 향기가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베드로전서 3장 12절의 말씀이 딸의 입술을 통해 전해졌다.

“주의 눈은 의인을 향하시고 그의 귀는 의인의 간구에 기울이시되 주의 얼굴은 악행하는 자들을 대하시느니라”

이 말씀을 읽는 순간, 남편은 갑자기 확신에 찬 목소리로 시편 34장 15절을 펼쳐보라고 말했다. 그의 눈빛은 마치 무엇인가를 분명히 본 것처럼 반짝였다.

순간 나는 어리둥절했지만, 그의 말대로 성경 앞쪽에 있는 구약의 시편을 뒤적이며 찾았다. 그리고 그 구절을 읽었을 때, 우리 가족 모두는 한목소리로 탄성을 질렀다.

“여호와의 눈은 의인을 향하시고 그의 귀는 그들의 부르짖음에 기울이시는도다”

베드로전서의 말씀과 거의 똑같은 의미의 구절이 구약 시편에서 발견된 것이다. 나는 남편을 바라보며 놀라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그때까지 성경을 단 한 번도 읽은 적이 없었고, 신학 공부는 물론 구약성경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마치 그 구절을 오랫동안 묵상하고 외웠던 사람처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 말씀을 어떻게 알았어?”

나는 남편에게 의아하게 생각하며 물었다.

“갑자기 하얀 바탕에 검은 글자로 시편 34장 15절이 떠올랐어.”

그의 말에 나는 전율을 느꼈다. 이것은 분명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특별한 영적인 선물이었다. 성경을 접할 기회가 나보다 적었고, 설교도 듣지 않았던 남편이 구약의 성경 말씀을 알고 있다니, 그 순간은 나에게도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님은 그분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누구에게나 은혜를 주셨고, 신앙의 여정을 시작한 이들에게는 길잡이가 되어 주셨다. 남편에게 발생한 놀라운 경험이 그 증거였다. 믿음이나 말씀이 전혀 들어갈 것 같지 않은 딱딱한 사람인, 생고구마나 마찬가지인 남편에게 지혜의 영을 부어 주시고 말씀을 전하는 은사를 주셔서 남편은 우리 가정의 제사장으로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성경 읽기는 단순한 루틴이 아닌, 하나님과 친구처럼 진심으로 교제하는 것 같았다. 마치 하나님이 우리 가족과 나란히 앉아 ‘오늘은 성경의 어느 구절을 줄까?’ 하시는 듯했다. 그 음성과 체온이 가까이 느껴질 정도로 옆에 있는 것 같았다. 우리 가족은 단순한 의무감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한 자리로 모여들었다. 예수님이 갈릴리 호숫가를 지나가실 때, 그의 얼굴을 보고, 생생한 육성을 듣기 위해 달려 나갔던 사람들처럼.

이전

목록